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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민평-미래, 당명 설전…"극우보수계열" vs "마시던 우물 침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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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평당 20석" 주장에 안철수 "말대로 된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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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민주평화당 갈등(PG) [제작 이태호, 최자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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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과의 합당으로 '미래당 출범을 앞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반통합파인 민주평화당 창당준비위원회에 참여한 박지원 전 대표[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설승은 기자 =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둘러싼 갈등 끝에 분당 수순을 밟고 있는 국민의당 내 통합파와 반(反)통합파가 5일 상대방의 신당 명칭을 흠잡으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포문을 연 측은 반통합파인 '민주평화당'(민평당) 창당준비위원회 쪽이다.

창준위원장인 조배숙 의원은 이날 중앙운영위 회의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신당인 '미래당'에 대해 "이는 안철수 대표의 의견이었다고 한다"면서 "공교롭게도 미래가 들어가는 당명은 극우 보수의 계보를 잇는 자유한국당 계열"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양당의 통합이 안 대표의 주장대로 '중도통합'이 아니라 '보수대야합'이 아니냐는 비판의 연장선에서 나온 발언이다.

조 위원장은 "우리 정당사에서 '미래'가 당명으로 쓰인 사례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만든 한국미래연합, 이명박 정부 때 친박계가 탈당해 만든 미래희망연대, 지만원의 시스템미래당, 우익 민족주의 정당인 한반도 미래연합 등"이라고 '미래'가 포함된 당명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미래라는 단어는 가치를 전혀 담고 있지 않다. '새 정치'처럼 뜬구름 잡는 구호로 남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당명에서부터 한국당 2중대를 자임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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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 창준위 전체회의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민주평화당 조배숙 창당준비위원장이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mtkht@yna.co.kr



조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안 대표 측은 발끈했다.

국민의당 제2창당위원회 공동대표 출신으로 현재 안 대표의 싱크탱크인 '미래'를 이끌고 있는 오승용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명 갖고 시비 걸 시간에 '박지원당' 탈피할 묘책이나 찾아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미래'가 들어가는 보수정당을 소개해줬으니, 답례로 '민주'가 들어가는 수구정당을 소개해드린다"고 맞받았다.

오 대표는 "박정희의 민주공화당, 전두환의 민주정의당, 노태우의 민주자유당, 김종필의 신(新) 민주공화당, 허경영의 민주공화당, 민주정의당 2중대인 민주한국당" 등을 열거하면서 "민주평화당은?"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자기 마시던 우물에 침 뱉고 나가는 사람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자기 콘텐츠로 쿨하게 경쟁하면 된다. 행운을 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 대선 때 대선후보와 중앙선대위원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안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도 결별을 앞두고 설전을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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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안철수 대표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mtkht@yna.co.kr



먼저 민평당에 승선한 박 전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민평당이 19석이라는 일부 보도가 있는데, 우리가 숨겨놓은 1표가 있다"며 "실제 민평당은 20석"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같은 관측에 대해 "지금까지 한 말 중에 그대로 된 게 별로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안 대표 측 인사인 김철근 대변인은 페이스북 글에서 "박 전 대표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참으로 애처롭다"며 "잘 먹히지도 않는 언론플레이가 안쓰럽다"고 직격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헤어지는 판국에 침묵을 지켰더니 안 대표가 싸움을 걸어온다"며 "제 말의 사실 여부는 두고 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 당기윤리심판원이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DJ) 비자금 의혹' 사건의 제보자로 지목돼 당원권이 정지됐던 박주원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취소했지만, 당비대납 의혹이 불거진 조배숙 위원장 측 인사에 대해서는 당원 1년 정지 처분을 내려 민평당이 반발하기도 했다.

민평당 창준위 조성은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DJ 사건 제보자인 박 전 최고위원의 당원권을 회복시킨 것은 미래당이 보수야합 추진에 맞춰 역사를 뒷거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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