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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국민·바른 통합 막판 걸림돌 된 '안철수 백의종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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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중재파, '국민의당 新 비대위원장·유승민 공동대표' 제안

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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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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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 중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 대한 당내 '백의종군'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중재파 일부는 사실상 통합신당 합류 조건 격으로 안 대표가 2·4 전당대회 직후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장을 새로 선출해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 신당 공동 대표체제를 꾸리자는 제안을 해 놓은 상태다.

신당의 '세(勢) 확보'를 염두에 두고 중재파를 포섭하려는 안 대표는 이들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기류다. 하지만 통합 파트너인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안 대표의 백의종군에 부정적이다. 지방선거 때까지 안철수·유승민 공동대표 체제로 신당의 초기 순항을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로선 유 대표와 중재파 사이에서 결론을 내려야 하는 셈이다.

◇ 중재파 "안철수 백의종군 안 하면 모두 신당합류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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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박주선·이용호 의원. 윤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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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박주선·주승용 의원 등 일부 중재파는 29일 안 대표, 유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의 백의종군을 재차 주장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중재파 의원은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에겐 전대 전후로 백의종군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우리는 유 대표까지 같이 그만두라는 건 아니다. (안 대표가 사퇴하면) 우리는 새로운 비대위원장을 내세워 (통합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국민의당 비대위원장과 유 대표가 통합신당의 공동대표 체제를 꾸려야 한다는 제안이다. 비대위원장으로는 중재파인 박주선 의원이 거론된다. 중재파가 제안의 이유로 내세우는 건 두 가지다. 우선 안 대표가 앞서 "신속한 통합작업 후 새로운 당의 성공과 새로운 인물 수혈을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라고 약속했다는 점이다. 또 자신들이 신당에 합류하려면 '당을 깨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는 식의 명분이 필요한데, 그게 안 대표의 백의종군이라는 주장이다.

통합파는 공동행동과 세 확보로 안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김동철·박주선·주승용·이용호 의원은 이날 따로 모여 '백의종군이 없을 경우 통합신당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주홍 의원은 지역구 사정상 참석하지 못했지만 함께 하기로 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또 다른 중재파 의원은 "송기석·손금주 의원도 우리와 궤를 같이 한다"고 했다. 당초 중재파는 5명으로 알려졌었지만, 7~9명으로 몸집을 불렸다는 얘기가 이들 사이에서 나온다.

다만 '안 대표 백의종군'이 성사된다고 해도 이들이 모두 신당에 합류할 지는 미지수다. 안 대표는 물론, 유 대표의 사퇴까지 요구하는 의견도 있는데, 이런 '공동 백의종군'이 성사되지 않으면 일부는 무소속으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대표적으로 이용호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유 대표가 진정한 중도 대통합과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위한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백의종군 할 것을 권한다"고 밝힌 바 있다.

◇ 유승민, 중재파 제안에 선 긋기…전대 앞둔 안철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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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확대회의에서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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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대표로선 반대파 신당(민평당)의 교섭단체 지위 확보를 경계하고, 향후 정국에서 통합신당이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중재파 의원들의 제안을 긍정 검토하는 기류다.

안 대표는 29일 '국민의당 새 비대위원장·바른정당 유승민 공동대표' 체제를 골자로 하는 중재파의 '백의종군' 제안을 검토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취지의 의견을 유 대표와 따로 접촉해 전달했지만, 유 대표는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30일 기자들과 만나서도 "안 대표와 공동대표로 지방선거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는 "제 의견이 그렇다고 얘기하는 것이고, 안 대표와 중재파 사이에서 결국은 최종 결정이 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통합신당이 만들어지면 두 대표가 전면에 나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이 '책임정치'라는 기존 의견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신당의 세(勢)를 중요시 하는 안 대표와, 통합 초반 시너지 효과에 무게를 둔 유 대표의 입장이 미묘하게 갈리는 대목이다.

안 대표로선 중재파와 유 대표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몰린 가운데, 통합 의결을 위한 국민의당 전당대회가 삐걱이는 건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당 김중로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도저히 (전당대회) 준비 작업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8일 발표된 민평당 창당발기인 1차 명부 2400여명 중 1000명이 넘는 사람이 우리 당 대표당원과 이름이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당내 동력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과 맞물려 안 대표가 내릴 결단에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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