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지구상서 가장 위험한 매개체"
기후 변화로 서식지 넓어져…치명 질병 옮겨
진드기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고 영국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03년 사스로 770명이 사망했고, 2014년 초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발생해 인접국가로 확산한 에볼라로 1만1000여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메르스로 2015년 40명에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가디언은 “우리가 병원체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개발함에 따라 그들은 더 복잡하고 독창적으로 진화해왔다”며 “최근에야 우리는 진드기가 건강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메르스, 사스 등이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는 인수(人獸) 공통전염병인 것과 달리 진드기 매개 감염병은 동물을 거치지 않고 사람에게서 바로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드기가 인류의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고 영국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가디언은 “어디에든 있다는 편재성(ubiquity)과 병원성 미생물을 축적하는 습관이 진드기를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매개체 중 하나로 만든다”고 전했다. 이어 “진드기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원생 동물을 포함한 매우 광범위한 병원균을 매개할 수 있다”고 했다.
2009년 중국에서 보고돼 2013년 이래 일본에서만 57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쯔쯔가무시증은 대표적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다.
가디언은 이밖에 주목해야 할 진드기 매개 감염병들을 소개했다.
우선 크리미안콩고출혈열(CCHF)이다. 가디언은 이 크리미안콩고출혈열이 진드기가 매개하는 가장 무서운 질병일 것이라고 지목했다. 참진드기 매개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이 질병은 2000년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발생이 늘고 있다.
감염시 혈관계통에 치명적 손상을 입어 피를 토하며 곧바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디언은 치료법이 전무하고 감염되면 사망률이 40%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세시대에 유럽에서 25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흑사병의 일종인 선페스트 등의 치료 전 사망률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도 크리미안콩고출혈열이 전염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치료법을 찾는 데 상당한 자금을 지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살인진드기. [중앙포토]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바베스열원충증(Babesiosis) 역시 최근 생겨난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라고 가디언은 밝혔다. 이 병은 진드기 흡혈 과정 중에 바베시아 원충이 체내에 감염돼 발생한다. 바베시아는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미생물과 관련된 종으로 알려져 있다.
가디언은 “이 질병은 의사들에 의해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며 “일부 연구자들은 실제 환자의 비율은 진단된 것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감염된 성인의 약 4분의 1은 질병의 징후가 보이지 않고, 일부는 감염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질병의 역학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질병의 확산을 예측하고 통제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고 가디언은 밝혔다. 이어 “진드기는 어디에나 존재하고 위험하며 우리와 큰 접촉을 하고 있다”며 “다음 공중 보건 위기는 머나먼 아프리카 정글이나 아시아가 아닌 뒷마당에서 나올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렸던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이 같은 치명적인 질병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 ‘우리는 다음 전염병 대유행(pandemic)에 준비가 돼 있을까’를 주제로 한 토론 세션에서 엘하지 아 시 국제 적십자·적신월사 연맹 사무총장은 “대유행병은 인류의 실재하는 위협이 되고 있다. 닥쳐오는 줄은 알지만 그것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