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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죽음의 계곡 끝자락 선 유승민…"安·劉 공동대표로 통합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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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창당 1년…"개혁보수의 희망, 봄이 오면 싹틀 것"

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노컷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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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24일 국민의당과의 통합 이후 '리더십 문제'와 관련해 "안철수 대표와 같이 신당의 공동대표가 돼서 책임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이날 바른정당 창당 1주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신당을 출범시키기로 한 이상 당이 잘 안되면 그건 안 대표와 제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 리더십으로 지방선거를 치르자는 그런 생각이다"라고 했다.

국민의당 친안파(친안철수파)에서조차 유 대표에 대한 백의종군(白衣從軍) 요구가 나오는 데 대한 입장을 묻자 내놓은 답변이다. 유 대표는 다만 "단독으로 제가 대표를 하거나 신당 당권에 욕심내거나 그런 건 눈꼽만큼도 없다"면서 "신당 초반에 1~3개월이 정말 중요하다. 성패와 관련된 중요한 시기기에 제가 백의종군할 생각이 없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책임 정치와 창당 초반 시너지를 강조하며 2선으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유 대표는 통합 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특히 "한국당은 대구시장 선거에서 지면 문을 닫겠다고 했으니까, 대구시장에 총력을 다 하겠다"고 했다.

현역의원을 차출해 공천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역을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진 않다"면서 "안 대표와 저희 의원들이 다 나서서 새 인물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바른정당 탈당을 저울질 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에게는 "통합신당으로 같이 가주길 바란다"고 손짓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향해선 1월3주차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의석수 118석 한국당의 지지율이 9%, 9석인 바른정당이 8%를 기록한 점을 언급하며 "저 정도 지지도면 벌써 당 대표를 그만뒀어야 한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또 "저렇게 망해가는데도, 한국당 의원들이 눈만 깜빡이는 건 정상이 아니다"라고도 덧붙였다.

유 대표는 "아침에 일어났는데 어려웠던 일 밖에 생각이 안 났다"고 기자들에게 지난 1년의 소회를 털어놨다. 웃음 섞인 한 마디었지만, 타협과 자기부정이 난무하는 현실정치판 속에서 '보수개혁'이라는 깃발을 붙잡고 있었던 지난 1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있었다.

탄핵을 주도한 새누리당(現 한국당의 전신) 개혁 성향 의원 33명과 광역단체장 2명이 '깨끗하고 따뜻한 개혁보수'를 외치며 출범시킨 바른정당이지만, 현재 9명의 의원과 광역단체장 1명이 남았다.

이 과정에서 당내 현실파들은 선거를 앞두고 크게 흔들렸다. 지난 대선 때에는 애초 창당 목적 자체가 '반기문 영입'이었음을 밝히며 이 계획이 틀어지자, 자신들이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한 한국당과의 대선 후보단일화를 유승민 당시 후보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이 때 유 후보는 "한번 품은 뜻은 소신을 갖고 지킨다"며 단일화를 거부했고, 결국 13명의 의원은 한국당으로 회군했다.

대선 이후에도 현실파의 구심점이었던 김무성 의원 등은 지역여론과 지방선거 등을 이유로 끊임없이 한국당과의 보수통합을 주장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김 의원을 비롯한 9명이 2차로 한국당에 돌아가면서 바른정당은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했고, 직후 당 대표로 선출된 유 대표는 "죽음의 계곡에 들어섰다"고 했다.

김세연, 박인숙 의원의 3차 복당사태까지 겪은 바른정당은 이제 국민의당과의 '개혁통합'을 앞두고 있다. 유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창당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통합의 흐름 속에서도 개혁보수의 깃발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여러분도 (국민의당과의) 통합개혁신당이 출범한다고 해서 우리의 정체성과 창당정신, 개혁보수의 길을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죽음의 계곡 끝자락에서 '개혁 중도·보수 통합'과 마주한 유 대표는 "이 매서운 겨울날에 우리가 하고 싶었던 그 정치, 그 희망의 싹은 지금 이 대지 안에 있다"며 "이제 봄이 오면 그 싹이 피어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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