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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노벨상 수상한 곳에서’... 일본 iPS세포 간판 연구소에서도 논문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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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줄기세포 연구소인 일본 교토대 iPS (유도만능줄기)세포연구소가 소속 연구원의 논문에서 자료 조작 등 부정이 발견됐다고 23일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교토대 iPS세포연구소는 iPS 세포를 처음 개발한 공로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교수가 이끌고 있는 곳으로, 재생의료 분야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 부정 사건으로 인해 신뢰도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교토대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iPS세포연구소의 야마미즈 고헤이(山水康平) 조교수(36)가 지난해 2월 발표한 논문에서 데이터의 조작과 수정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소를 포함해 교토대에서 논문 조작이 인정된 것은 처음이다.

부정이 확인된 논문은 인간의 iPS세포로 뇌혈관세포를 만들어 혈액 속 약물이나 유해물질이 뇌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구조체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이다. 지난 3월 미국의 과학잡지 ‘스템 셀 리포트’에 실렸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이 논문에 나오는 그래프나 보조도 등 총 17곳에 조작과 수정이 있고, 데이터가 논문의 주장에 맞게 조작된 것이 확인됐다. 특히 논문에는 뇌혈관세포에서 특정 유전자의 활동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것으로 제시됐으나, 연구실에 남아있던 자료에선 이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앞서 교토대는 내부 지적을 수용해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이 논문에 대한 조사를 해왔다. 야마미즈 조교수는 조사위원회에서 “논문을 보기 좋게 하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토대는 해당 과학잡지에 논문 철회를 신청하고, 향후 관계자에 대한 조치를 진행할 에정이다.

2010년 세워진 교토대 IPS 세포연구소는 iPS 세포 연구와 이를 활용한 재생의료 분야에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2007년 다양한 세포로 변화가 가능한 iPS세포를 개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야마나카 교수가 연구소장이다. 일본 정부는 2011~2020년까지 10년 간 교토대를 중심으로 한 iPS세포에 의한 재생의료연구에 1000억엔의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여하고 있다. 야마나카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소장 사임 가능성을 포함해 어떤 형태가 가장 좋은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에선 지난 2014년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 이과학연구소 연구원의 ‘자극야기 다능성 획득(STAP) 세포’ 논문 조작 사건, 2017년 가토 시게아키(加藤茂明) 도쿄대 분자세포생화학연구소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 등 생명과학분야에서 연구 부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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