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금지한 서적을 팔던 홍콩 출판업자가 중국 열차에서 사복경찰에 끌려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홍콩 출판업자 구이민하이(桂敏海·53)의 딸 앤젤라 구이는 아버지가 21일 스웨덴 외교관 2명과 함께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있다가 10여명의 사복경찰에게 끌려갔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구이민하이의 행방은 확인되고 있지 않다.
구이민하이는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증상을 보여 의료 진찰 등을 위해 베이징의 스웨덴 대사관을 방문하려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이민하이는 스웨덴으로 귀화해 스웨덴 국적을 가지고 있다.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무장관은 SCMP에 “스웨덴 정부도 사건에 대해 들었으며, 중국 대사를 초치해 구이민하이의 행방을 알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사건의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이민하이는 중국 지도부에 관련된 소문 등을 담아 중국 내에서 금서가 된 책 4000여 권을 홍콩에서 판매했다가 2015년 다른 4명의 출판업자와 함께 중국 당국에 의해 연행됐다. 수개월 후 구금에서 풀려난 구이민하이는 인터뷰에서 2003년 음주 운전 사망사고로 인해 처벌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중국 당국의 강요에 의한 거짓 인터뷰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이민하이의 한 지인은 그가 상하이 주재 스웨덴 영사관에 새 여권을 신청했으며, 베이징 주재 스웨덴 대사관에서 여권을 받아 중국을 떠나려고 했다고 전했다.
딸 앤젤라는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을 향해 아버지의 행방 확인 및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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