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선언문' 돛 올린 安·劉…초기 순항 관건은?

통합과정 파열음·리더십 최대 변수…합의이혼·공동대표론 거론

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양당 통합에 대한 통합공동선언을 발표하며 손을 잡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노컷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8일 통합선언을 했다. 국민의당 반대파의 반발이 날이 갈수록 확대 양상을 띠는 가운데, 통합 의결 전당대회 전에 사실상 쐐기를 박아 추진력을 확보한 셈이다.

결국 이날 양당 대표가 연출한 정치 이벤트는 반대파와는 함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사실상의 결별선언으로도 받아들여진다. 통합선언문이라는 돛을 세운 양당 사이에선 거센 반대풍(風)을 불러올 게 뻔한 전당대회 강행보다는 정치적 타협에 의한 반대파와의 결별방식, 즉 '합의이혼'이 여전히 대안으로 거론된다.

안 대표와 반대파의 정치적 타협에 의한 결별이 성사될 경우, 통합과정이나 창당 초기의 파열음을 줄일 수 있어 신당의 초기 순항을 결정짓는 중대 변수로 남아있다.

이들 선언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낡고 부패한 구태정치와의 전쟁"과 "낡은 지역주의 극복", "동서화합"이다. 양당 대표는 "구태정치를 결연히 물리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통합과 개혁의 정치, 젊은 정치, 늘 대안을 제시하는 문제해결 정치를 해내겠다"고 했다.

이는 기존 양당체제를 극복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지만, 국민의당 내 반대파를 겨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반대파는 예상대로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홍준표의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의 수구보수 선언"이라고 했다. 오는 2월4일 국민의당 전대까지 남은 2주 간의 기간 동안, 코너의 몰린 반대파의 거친 비판은 통합의 시너지를 반감시키는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유 대표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의석수라는 게 현실적으로 국회 안에서 힘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국민 지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선거에서는 국민 지지에 따라 의석이 다시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을 출당시켜주는 방식으로라도 반대파와 '합의이혼' 협의에 나설 것을 안 대표에게 재차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과정의 파열음을 줄이기 위한 합의이혼 여부와 함께 창당 이후 초기 성과를 견인하기 위한 리더십도 신당 순항을 위한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양당 통합파는 당분간 이번 선언 때와 마찬가지로 안 대표와 유 대표를 '통합의 얼굴'로 앞세워 광주와 대구 등 전국을 순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두 사람이 나섰을 때 가장 주목도가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유 대표도 회견에서 "통합논의가 시작된 이상, 제가 책임지고 통합을 마무리 하고, 통합신당의 리더십 문제는 논의 마무리 시점에 중론을 모아서 결정할 일"이라며 "제 책임을 다 하겠다는 뜻에서 저는 지금 백의종군을 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창당 후에도 통합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두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이 같은 관측에서 나아가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고, 유 대표가 이를 돕는 그림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한편 바른정당은 오는 19일 비공개 의원 연찬회를 열어 전대 시점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내에선 이르면 이달 중에 국민의당보다 먼저 전대를 열어 통합을 의결, 안 대표를 비롯한 통합파에 힘을 실어주자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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