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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현대차·SK, 주주 친화경영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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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경영위 주주권익 담당 사외이사/국내외 주주 공모로 추천 받아 선임 /주주 이익 적극 대변… 기업 가치 제고/SK는 대기업 최초 ‘슈퍼 주총데이’ 폐지/계열사 별로 주주총회 분산 개최키로

최근 재계의 주주 친화경영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주주 참여 확대 및 분산 주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주 요구에 부응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18일 ‘주주권익보호’ 담당 이사를 주주들이 직접 추천해 선임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새로운 주주 친화 제도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각 그룹 계열사는 투명경영위원회 구성원 가운데 주주권익보호 역할을 맡은 사외이사를 뽑을 때 국내외 일반 주주들로부터 공모 형태로 후보 추천을 받는다.

세계일보

투명경영위원회는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이사회 내 독립적 의사결정기구다. 이 중 주주권익보호 담당 이사는 주주 관점에서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국내외 주요 투자자 대상 거버넌스 NRD(지배구조 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이사회와 주주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 제도에서는 단순히 투명경영위 소속 사외이사들 중 투표로 한 사람을 뽑아 이 역할을 맡기지만, 새 제도에서는 주주가 추천한 인사 가운데 주주권익보호 이사가 탄생하는 것이다.

선임 절차를 보면 주주들로부터 추천받은 후보는 학계, 지배구조 전문기관, 국내외 투자기관의 지배구조 전문가 3∼5명 등으로 구성된 자문단에 의해 법적 자격, 전문성 등을 고려한 최종 후보 3∼5명이 선발된다. 이들 중 최종 1명을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가 결정한다. 최종 후보는 주주총회에서 주주 동의 절차를 거쳐 마침내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로 선임된다. 임기는 3년이며 재임 기간 이사회와 주주,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맡는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그룹 내 투명경영위원회 설치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4곳에 투명경영위를 두고 있는데 현대제철과 현대건설에도 이를 설치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가 주주 추천 사외이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투명성을 강화하고 주주와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은 이날 주요 계열사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분산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룹 지주회사인 SK㈜는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과의 협의를 거쳐 올해 주총을 3월 중에 분산 개최하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주총 일정은 추후 소집공고를 통해 안내될 것”이라고 전했다.

SK에 따르면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주총을 분산 개최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SK가 처음이다. 주총이 집중돼 주주 참여가 제한되는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취지라는 설명이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른바 ‘슈퍼 주총 데이’에 대해 시정해야 할 관행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 수용 의사를 밝힌 셈이다.

SK는 지난달 주요 그룹 지주회사 최초로 전자투표제 도입을 결정해 주주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기도 했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주주친화 정책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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