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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통합열차` 출발시킨 安·劉…"기득권 보수·수구적 진보 물리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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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선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8일 양당 통합을 공식 선언했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통합공동선언을 통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힘을 합쳐 더 나은 세상, 희망의 미래를 열어가는 통합개혁신당(가칭)을 만들겠다"며 "오늘 저희 두 사람은 양당의 대표로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고 통합개혁신당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진영 논리에 빠져 권력만 탐하는 기득권 보수와 수구적 진보를 물리치고 나라를 지키고 민생을 돌보는 정치 본연의 책임을 다하는 정치 세력이 되겠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대해서는 국가 이익과 국민의 행복을 기준으로 협력할 것은 흔쾌히 협력하고 견제할 것은 끝까지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정당의 길을 가겠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양쪽이 힘을 합치고 논의해 올바른 정책을 만들면 이념이나 진영에서 벗어나 최선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며 "저희가 지향하는 방향은 통합정치, 개혁정치,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 대표·유 대표가 공동으로 통합 선언을 한 것은 신당의 비전·정치 개혁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국민의당 내부 반발에도 합당 추진을 강행한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은 다음달 4일 전당대회를 열고 통합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국민의당 전당대회 이후 통합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회 활동기간 등을 감안하면 통합개혁신당의 최종 윤곽은 3월 초에 드러날 전망이다.

"文정부, 박근혜정부와 똑같아"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이날 문재인정부의 경제·외교안보 실정을 집중 부각하는 동시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대표는 "중부담·중복지 원칙을 지키지 않고 증세 없는 복지라는 허구에 매달리는 것은 이 정권이 그렇게 비난하던 박근혜정부와 똑같다. 무능·독선·오만에 사로잡힌 민생대책은 내놓는 것마다 시장에서 실패한다"며 "이런 무능한 세력에게 정권을 넘겨준 낡고 부패한 보수야당은 반성도 책임도 비전도 없이 국민에게 대안세력으로서 조금도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보 이슈에 대해서도 유 대표는 "안보 불안은 휴전선 이북의 북한 핵과 미사일로 유발된 것인데 문재인정부는 주도적 해결의 의지와 역량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북핵과 미사일이 대한민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위험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중국 눈치 보는 외교정책, 북한에 유화적인 대북정책으로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없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전쟁 억제와 북핵 문제 해결을 대북 정책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경제는 진보·안보는 보수'에 가까운 양당 대표의 소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개혁보수·합리적 중도정당 만든다"

안 대표와 유 대표가 이날 기존 정당을 거세게 비판한 만큼 통합개혁신당의 정체성은 '개혁보수·합리적 중도'의 결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는 "국민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제3의 길을 약속하고 국민의 소중한 선택을 받았다. 바른정당은 촛불정국 이후 온갖 시련에도 불구하고 개혁적 보수의 길을 지켜왔다"며 "이제 건전한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힘을 합쳐 우리 정치의 혁신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과 국민의당 내부 반발로 '덧셈 정치'가 아닌 '뺄셈 정치'가 될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안 대표는 "통합이 덧셈인지, 뺄셈인지는 국민이 중요하다. 국민이 지지하면 덧셈이고 통합해도 많은 분들이 지지를 철회하면 뺄셈"이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개혁적 보수라는 정신을 포기하지 않는 통합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 합리적 중도라는 정체성 역시 국민의당이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혁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추구하는 바는 확장이지 충돌이 아니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개혁보수·합리적 중도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劉, "백의종군 이야기할 생각 없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이날 통합선언을 통해 기존 정치와의 결별을 분명하게 밝혔다. 안 대표는 "보수의 자산, 아니면 진보의 자산이 되려고 한다면 합칠 이유가 없다. 대한민국의 자산이 되고자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대표 역시 "영남·호남·충청 지역주의를 악용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일이 숙제다. 저희와 합류하는 분들은 구태정치와의 결별과 절연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백의종군을 선언한 안 대표와 달리 유 대표는 통합 이후 거취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유 대표는 "통합 논의를 시작한 이상 신당 리더십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중론을 모아서 결정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에서 백의종군을 이야기할 생각이 없다"며 "정치를 하면서 한 번 뱉은 말에 엄청난 무게감을 느끼기에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환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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