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영향력 확대 견제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있어
아프간이 IS 테러 지원기지화하는 것을 막으려는 러시아 [구글지도 캡처] |
아프간이 IS의 거점이 되면 중앙아시아 이웃 국가들이 불안정해지고 자국의 안보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러시아가 17일(현지시간) 아프간 정부와 이슬람 무장단체 간의 직접 대화를 주선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러시아는 (아프간에서 18년째 계속되는) 골육상잔의 내전을 끝내기 위해 양측이 하루빨리 직접 대화를 시작하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적절한 플랫폼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아프간 상황은 인접 국가들이 안전한 발전을 위한 계획을 실현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면서 "아프간 북부가 점차 IS가 이끄는 테러의 지원기지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이 같은 움직임을 아프간에서 미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시리아 내전에 깊숙이 개입한 러시아가 유엔이 주도한 러시아 정부군과 반군 간의 평화회담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틈을 이용해 본격 중재에 나선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탈레반, 아프간 칸다하르 검문소 습격[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같은 날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평화협상에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對)아프간 정책이 작동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지금까지 아프간에서 러시아보다 훨씬 큰 역할을 해온 미국은 지난해 말 아프간 정부에 대한 군사지원을 늘리면서 병력 3천명을 추가 배치했다.
미국은 또 5년 전 카타르에 문을 연 탈레반 사무실을 폐쇄하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에 대해 "국제사회가 아프간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해온 경험으로 볼 때 무력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들은 효과가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면서 화해 프로세스를 요구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아프간 정부는 물론 인도와 이란이 참여하는 대화 채널을 가동하면서 미국까지 초대하는 등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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