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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MB정부 민간인 사찰' 다시보는 검찰…전모 드러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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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막음용 관봉' 5천만원 국정원 출처로 확인…당시 관련자 줄소환

권재진 등 MB청와대 '윗선'도 조사 불가피…檢 "나오는 대로 수사할 것"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이명박 정부 당시 민간인 사찰 관련자에게 '입막음'용으로 전달된 돈이 국가정보원 자금이었다는 사실이 새로 드러나면서 앞선 두 차례의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민간인 사찰 및 증거인멸 과정의 '윗선'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의 특활비 상납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을 소환해 국정원에서 받은 돈이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건네진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국정원에서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17일 새벽 김 전 비서관을 구속했다. 검사로 일하다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파견 근무를 한 김 전 비서관은 당시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장 전 주무관을 국정원이 지원한 특활비 5천만원으로 '입막음'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에서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 돈을 민간인 사찰 관련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썼기 때문에 뇌물수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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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를 받는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네진 돈이 국정원 자금이었다고 김 전 비서관이 시인하면서 MB 정부 민간인 사찰 의혹 사건은 재수사의 물꼬가 터졌다.

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은 2010년 6월 당시 야당인 민주당의 의혹 제기로 처음 수면 위에 드러났다.

민간인인 김종익 전 KB한마음대표가 블로그에 이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쥐코' 동영상을 올렸다가 지원관실의 전방위 불법 사찰을 받은 끝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는 내용이 골자다.

검찰은 2010년 1차 수사에서 사찰이 실제로 있었음을 확인하고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등 사찰 관련자 3명을 강요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했으나 그 윗선은 밝히지 못했다.

이후 장진수 전 총리실 지원관실 주무관이 2012년 3월 불법사찰을 넘어 증거인멸 지시가 있었고 입막음용 '관봉'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검찰은 재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2차 수사에서도 검찰은 '내가 증거인멸의 몸통'이라고 자인한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을 비롯해 일부 관련자를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기소했을 뿐 윗선 규명 등 사건 전모를 밝히는 데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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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2012년 3월 2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의 폭로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진모 전 비서관이 자금 마련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난 관봉 5천만원의 전달 경위도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장 전 주무관은 2011년 4월 자신이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으로부터 관봉을 받았고, 류 전 관리관으로부터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마련한 자금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관봉 전달이 있었을 때 김 전 비서관의 상관인 민정수석은 권재진 전 법무장관이었다. 임태희 당시 대통령실장이 입막음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검찰은 이미 류 전 관리관을 비롯해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 등 불법사찰 증거인멸 관련 인사들을 불러 당시 자금 전달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전 비서관 구속으로 권 전 장관 등 당시 청와대 수뇌부가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수뇌부를 상대로 한 수사 진행 경과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의 지시나 관여 여부 규명으로 수사가 확대될 될 가능성도 크다.

검찰도 '최고 윗선'으로의 수사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 자금 수수 혐의와 관련해 사건 전후의 제반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며 "나오는 대로 투명하게 수사하겠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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