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컷] "집사려는 사람들이 하루에 몇번씩 집안에 들이닥치네요"

(서울=연합뉴스) 전승엽 기자·박효연 인턴기자 =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집을 보러오는 것이 스트레스입니다. 아직 계약 기간이 끝나지도 않았습니다. 임대인이 시세보다 높게 세를 잡아서, 언제 계약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제작 이태호]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세입자의 '집 보여주기' 스트레스입니다. 법규상, 임차인은 임대 기간에 해당 공간에 대한 권리가 있으므로, 타인에게 집을 보여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 하지만 공인중개사를 통해 집을 보여주는 것은 일반화돼있습니다.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다음 계약을 빠르게 성사시킬 수 있으며, 세입자에게 돈을 돌려주고 다시 받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세입자도 보증금을 걱정 없이 돌려받을 수 있는데요.

문제는 세입자의 사생활 침해와 범죄 등의 위험 요소 때문입니다. 귀중품이 사라지거나, 불법 가택 침입 사례도 있는데요.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더니, 허락도 맡지 않고 마음대로 집에 방문하는 등의 사생활 침해도 심각합니다.

미국의 경우, 집을 보기 위해서 잡는 약속이 세입자의 권리인데요. 중개인을 통해 받은 신청을 세입자가 승인한 경우에만 집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과 독일은 아예 집을 비우고 난 뒤에야 집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은 사는 집에 가서 보는 것을 무례한 행위라고 생각하는데요. 독일은 빈집에 입주하기 원하는 세입자들을 한 번에 불러 보여주는 식이라고 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방문 가능한 날과 시간대를 합의 보는 등의 방향도 있습니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배려하는 임대 문화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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