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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AI 탑재한 가정용 로봇…"이미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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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와 인간을 삼킨다]②-2]

머니투데이

LG전자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기자회견에서 LG전자 미국법인의 데이비드 밴더월 마케팅총괄이 서빙로봇, 포터로봇, 쇼핑카트로봇 등 신규 로봇 3종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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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현지시간) 폐막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18'은 인공지능(AI) 로봇이 전면에 등장한 첫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보통 CES에서 선보인 각종 최신 기술이 이르면 1~2년 안에 상용화된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AI 로봇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최근 로봇 주문이 폭주함을 언급하고 "향후 2~3년 내에 로봇을 통한 본격적인 수익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CES 2018에서 LG전자 부스는 서빙 로봇, 포터 로봇, 쇼핑카트 로봇 등 일명 '로봇 3총사'가 간판역할을 하면서 AI 로봇 상용화 시대가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AI'와 '로봇'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그렇다면 AI를 탑재한 각종 로봇의 수준은 과연 어디까지 왔을까.

◇2020년 로봇 청소기 시장 30억 달러 전망…로봇 상용화 성큼=17일 미국 인구고령화관리청(Administration on Aging)에 따르면, 세계 로봇 청소기 시장 규모는 2009년 5억600만 달러(약 5375억원)에서 2020년에는 30억 달러(약 3조19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로봇 청소기 시장 전반을 반도체와 비교할 경우 굉장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나 시장의 성장세만큼은 주목할 만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로봇 청소기를 예로 든 것은 국내에서도 이미 어느 정도 상용화된 데다 최근 출시된 제품들은 대부분 획기적으로 개선된 AI 기능이 탑재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AI 로봇이 상용화될 경우 일상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것도 바로 '청소 로봇군'이다.

사실 국내 IT업계에서 로봇은 1990년대 중후반부터 개발에 들어가 2000년대 초중반에 관련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2006년 7월 '하우젠 로봇 청소기'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때만 해도 업계 전반의 분위기는 "이제 시장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하고 2000년대 후반에는 '로봇 붐', 상용화가 상당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음성인식 등이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내놓은 로봇의 파장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계가 사물을 인식하고, 이동성(Mobility)과 조작성(manipulability) 확보는 기본"이라면서 "동시에 빅데이터를 IoT로 공유한 로봇이 현실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지 여부가 로봇과 AI로봇을 구분짓는다"라고 설명했다.

◇로봇 청소기에 자율주행차 기술 탑재…CPU만 무려 3개="로봇 청소기라고 우습게 보면 큰 코 다칩니다. 자율주행차에 탑재된 '위치인식기술'을 바탕으로 수십개의 센서가 집안 곳곳을 파악하고 스스로 학습하니까요."

삼성전자가 지난해 상반기 출시한 로봇 청소기 '파워봇' 개발진인 이주상·김인주 연구원은 파워봇의 기본적인 작동 원리에 대해 이같이 설명하고 "총 3개의 중앙처리장치(CPU)가 본체의 동선, 일종의 알고리즘을 꼼꼼히 기록한다"고 강조했다.

파워봇은 자율주행차에 들어간 라이다(LiDAR·물체인식센서)와 유사한 기술이 탑재됐다. 이를 토대로 30여 개의 센서(이미지 센서, 가속도 센서, 자이로 센서, 거리 센서, 각도 센서 등)가 눈앞의 장애물은 물론, 천장을 센싱하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집안의 구조를 바꾸거나 이사를 가도 새로운 학습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한 마디로 로봇 청소기가 사물의 위치를 기억하고 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파워봇이 정면에 적외선을 쏘면 앞에 장애물이 있을 경우 빛이 맺히고 이를 이미지 센서에 반사(초당 최대 60장)하는 방식으로 거리를 측정한다. 천장은 바닥처럼 쇼파 등이 없기 때문에 스캔을 통해 실내의 전반적인 도면을 그린다.

김 연구원이 파워봇을 뜯어냈더니 컴퓨터처럼 CPU가 있는 만큼 롬(ROM), 램(RAM) 등의 메모리가 눈에 띄었다. 이미지 센서의 경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것과 동일한 센서다.

이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로봇 청소기라고 부르나 개발진들은 '청소로봇'으로 평가한다"며 "사실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와 관련된 기술이 모두 들어갔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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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로봇 청소기 '파워봇' 개발진 이주상·김인주 연구원(사진 왼쪽부터)/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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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경기)=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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