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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원유 펀드 신났다, 한달 수익률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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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유(原油)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보는 등 새해에도 원자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6월 22일 43.5달러였던 두바이 현물 가격은 지난 16일 67.09달러를 기록했다. 원유뿐 아니라 구리·니켈·아연 등 산업용 금속의 가격 상승도 가파르다.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경기 향방에 따라 좌우된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원유를 비롯해 구리·니켈·아연 등 산업용 금속 수요가 늘어 가격도 올랐다. 이렇게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천연자원 보유량이 많은 신흥국이 두둑해진 주머니로 인프라 투자를 더 늘리고, 원자재 가격은 더 오르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달러 약세도 원자재 가격 상승을 거드는 요소다. 원자재는 보통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원자재 표시 가격이 오른다. 국제 투자 자금도 달러 시장에서 원자재 시장으로 이동한다. 골드만삭스는 "2018년 원자재 수익률 전망이 10%에 이를 것"이라며 "주요 원자재 시장의 수익률이 차입 금리보다 높고, 전 세계 수요가 늘었다는 점에서 원자재 보유 요인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조선비즈


원자재 가격 상승세에 올라타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원자재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실물(實物)을 사들여 창고에 보관하는 기초적 방법부터 원자재 파생상품(선물·옵션·스와프) 거래를 체결하거나 원자재 관련 펀드에 투자하는 간접투자 방식 등이 있다. 개인 투자자에게 가장 쉬운 방법은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다. 은행·증권사 창구나 인터넷·모바일앱 등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실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펀드는 지난 하반기부터 좋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펀드 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인버스 펀드를 제외한 원자재 펀드의 최근 한 달(16일 기준) 수익률은 평균 5.93%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투자는 포트폴리오 분산 수단으로 유용하다"며 "다만 상품별로 움직임이 다른 만큼 투자 전후 원자재 수급에 영향을 주는 세계 경제 이슈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원유값 70달러 넘어설 것"… 원유 펀드 한 달 만에 12% 수익

특히 원유는 올해 들어 가장 주목받는 원자재로 꼽힌다. 최근 국제 유가가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자 대형 투자은행들도 유가 전망을 상향하는 추세다. 세계 경제성장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으로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공급 대비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마르테인 라츠 에너지 리서치 헤드는 "자본이 원유 시장으로 대거 밀려들고 있다"며 "브렌트유 가격이 70~75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당초 전망을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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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원유 펀드는 지난 16일 기준 1개월 수익률이 12%대에 달한다. '삼성KODEX WTI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ETF)' '삼성WTI원유특별자산 1'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ETF)' 모두 3개월 수익률 20%대를 기록 중이다.

비상하는 금속 값… 연초 대비 7% 가까이 오른 펀드도

금과 구리·니켈·아연 등 산업용 금속 가격은 하반기에 이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리 국제 가격은 4년, 니켈은 2년 반, 아연은 10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이다.

국제 구리 값은 작년 5월 1t당 5466달러에서 16일 7023달러로 올랐다. 30% 가까이 오른 것이다. 칠레 광산 파업, 중국의 경기 반등과 전기차 수요 기대감이 더해졌다. 스테인리스강과 차세대 전지에 사용되는 니켈, 공급 부족 속에 수요가 급증한 아연 가격도 지난해 껑충 뛰었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기초 금속(구리·철·석탄), 금광 기업, 산업 광물 생산 기업 등에 투자하는 '블랙록월드광업주' 펀드의 지난 한 달 수익률은 14.7%다.

작년 초만 해도 1온스(약 28g)당 1140달러가 채 안 되던 국제 금값은 달러 약세, 북한 도발에 따른 안전 자산 선호로 작년 7월 이후 급등하고, 여전히 1온스당 1335달러를 웃돌고 있다. 금은 펀드뿐 아니라 은행의 '골드뱅킹'을 통해서도 투자할 수 있다. 골드뱅킹은 은행이 고시한 금 시세에 맞춰 계좌에 원화 또는 달러를 입금하면 금 보유량으로 적립해주는 파생 금융 상품이다. 다만 소득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골드뱅킹 투자자는 매매 차익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내야 한다.

공급 과잉에 농작물 펀드 부진

원자재 펀드라고 성적이 다 좋은 건 아니다. 농산물 관련 펀드는 대부분 여전히 수익률이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미국·유럽 등 주요 농산물 산지가 평년보다 온화한 기후를 보여 세계 곡물 생산·재고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 출시된 농산물 펀드 8개의 3개월 수익률을 살펴보면 하나를 제외한 7개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설정액 970억원으로 대표적 농산물 펀드인 '미래에셋TIGER농산물선물ETF'는 3개월 수익률이 -4.74%로, 새해 들어서도 -1.85% 수익을 기록 중이다. '신한BNPP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펀드'도 3개월 수익률이 -3.78%에 그치고 있다.

원자재 투자에 유의할 점도 있다. 원자재 가격이 수요·공급 이슈에 따라 매일 크게 출렁이기 때문에 매매 시점을 잡기가 쉽지 않다. 무조건 장기 투자를 고집할 수도 없다. 설정한 지 5년이 넘은 국내 41개 원자재 펀드의 5년 평균 수익률은 여전히 -17%가 넘는다. 또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은 현물 가격 움직임과 차이가 나고, 추가 비용(선물 만기 연장)도 발생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양모듬 기자(modyss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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