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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기자수첩]눈살 찌푸려지는 국민의당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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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당이지만 지지율은 꼴찌..당내 분란으로 국민 피로감

찬성파, 당규 제·개정 등 전대 강행..반대파, 막말 쏟아내며 비판

통합시너지 효과 의문..安, 당내 분열 책임 등 리더십 타격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국민의당을 보고 있으면 막장 드라마가 따로 없다.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는 국민의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피로감도 상당하다. 지난 12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 발표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4%로 전주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원내 제3당이지만 지지율은 꼴찌다.

특히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는 갈등이 최고조에 오른 국민의당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 그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통합 반대파 박주현 최고위원이 오랜만에 최고위에 참석하면서 설전이 오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실은 훨씬 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장진영 최고위원이 박 최고위원을 직접 지명하며 “전국 여성위원장 박주현 최고위원이 여성에 관한 말씀을 전혀 하시지 않는다는 여성 당원들의 원성이 있다”고 했고, 박 최고위원은 안철수 대표를 향해 “신종 구태 정치”라고 지적하며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이태우 최고위원은 통합 반대파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해당행위”라고 일갈했다. 단결된 메시지로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할 당의 간판 회의기구인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작 집안 싸움에 정신이 없었다. 국민의 행복을 2배로 만들어 주겠다고 걸어놓은 배경막의 ‘쌍란’이 두개로 나눠진 당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안철수 대표는 당내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인 중재파 중재안을 거부했고, 통합 반대파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전대 관련 당규 제·개정 작업을 강행했다. 통합 반대파는 당 대표를 향해 “안틀러” “썩은 정치” “한국 정치를 좀 먹는 바이러스” 등 수위 높은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이제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어려울 지경이다. 말 그대로 ‘자기 얼굴에 침뱉기’ ‘제 살 깎아먹기’다.

이쯤되면 흔히 말하는 남보다 못한 사이다. 정작 누구를 위한 통합이며, 이런 식으로 이뤄낸 통합이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지는 점점 회의적이다. 당장 2월4일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모두가 박수치고 환영하는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정치권 안팎에서 끊임없이 ‘합의이혼’ 얘기가 흘러나오는 이유이다.

안 대표는 다당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연확대만이 살 길이라고 한다. 하지만 당을 쪼개고 이뤄낸 외연확대는 어불성설이다. 특히 지난 통합 과정에서 보여준 안 대표 리더십은 기대이하였다. 당내 분열을 일으킨 것은 물론, 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과정을 무시한 채 이뤄낸 결과가 좋은 성과로 귀결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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