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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한국당, 점점 커지는 ‘이명박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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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터져나오는 MB 의혹…보수 결집은커녕 역풍 우려

겉으론 “정치보복” 감싸기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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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이어 이명박 정권의 국정농단 후폭풍에 빨려들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 이면계약, 다스 실소유주 논란, 이명박 청와대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등 이 전 대통령과 연관된 의혹들이 터져나오면서다. 가까스로 박 전 대통령 출당 등 친박근혜계를 청산했지만, 이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가 당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일단 한국당은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지는 것을 두고 ‘정치보복’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검찰이 이명박 청와대의 국정원 특활비 상납 의혹을 수사하는 데 대해 “청와대 하명에 따른 보복수사를 계속하겠다면 검찰을 청산해야 할 적폐기관 중 1순위로 규정할 것”(장제원 수석대변인)이라고 비판했다. 다스 논란을 두고는 “개인 기업의 소유자가 누군지가 수사 대상이 된 전례가 있느냐”(홍준표 대표)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명박 국정농단의 증거들을 목도하는 한국당의 속내는 편치 않다. 한국당은 이명박 국정원의 특활비 유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보복이라고 비판하면서도, “(관련자) 소환과 수사에 대해 일일이 논평을 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스 실소유주 논란을 두고, 원내전략을 주도하는 김성태 원내대표는 “다스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 이 전 대통령이 대처해야 할 문제”라며 홍 대표와 다른 소리를 했다.

한국당의 어정쩡한 태도는 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립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다. 당초 한국당은 ‘적폐청산=정치보복’이라며 이 전 대통령을 감싸고, 이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보수를 결집하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전 대통령과 엮여봐야 좋을 게 없다”는 말이 당에서 번지고 있다. 당이 ‘원전게이트’라며 공세를 했던 UAE 논란은 이 전 대통령이 맺은 비밀 군사협약만 드러내면서 당에 상처를 입혔다.

그런 만큼 한국당과 이 전 대통령의 관계는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을 무턱대고 감쌌다가 역풍이 불 수 있다. 보수에게도 인기가 없는 이 전 대통령을 감싸봐야 보수가 결집하는 것도 아니다. 친박계 청산을 위해 이 전 대통령 및 친이계와 전략적으로 연대해온 홍 대표가 친박 청산이 끝난 현시점에서 이 전 대통령을 필요로 할지도 의문이다. 당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은 우리의 짐”이라고 했다.

<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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