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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종합]'공동정범', 생존자 갈등&트라우마로 국가폭력 드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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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의 책임을 외면하는 국가에 주목한 영화 ‘공동정범’이 ‘두개의 문’에 이어 다시 한 번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까.

15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공동정범’(제작 연분홍치마, 감독 김일란, 이혁상)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일란, 이혁상 감독과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경제


영화 속에선 이충연(용산4구역 철거대책위원장)·김창수(성남 단대동 철거민)·김주환(서울 신계동 철거민)·천주석(상도4동 철거민)·지석준(서울 순화동 철거민) 총 5명이 주인공을 만날 수 있다. 두 감독은 주인공들을 바라보는 촬영 당시의 심정을 전하며, 생존자들 간의 갈등을 드러내는 방식이 곧 국가 폭력을 드러내는 방식임을 강조했다.

이혁상 감독은 “화초를 예쁘게 가꾸던 김주환 서울 신계동 철거민대책위원장에게 개인적으로 마음이 다가갔다”며 “화초를 가꾸고 달팽이를 키우는 섬세한 감정을 가지고 계신 그분이 그 날(용산 참사)의 트라우마로 돌변하는 걸 보면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겠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주환 위원장의 감정의 진폭이 참사의 트라우마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

김일란 감독 역시 “이충연 서울 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장이 가장 힘든 주인공이었다”며 “때론 안쓰럽고, 때론 이해하기 힘들고, 대체 (이분에게) 4년 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방어벽이 이렇게 높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공동정범이라고 국가에 의해 묶인 순간, 억울함과 분노들이 출구를 찾지 못해 서로를 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가 폭력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형식으로 이분들의 삶을 갉아먹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영화를 통해 국가 폭력을 드러냄은 물론, 주인공들의 상처가 치유될 계기가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분들이 영화를 다같이 보고나서 자신의 상처와 고통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타인의 상처를 미처 보지 못했던 것에 마음 아파했다”며 “영화를 보면서 서로의 상처가 얼마나 깊고 아물기 위해서 서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줘야 하는지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한편, 다큐멘터리 영화 ‘공동정범’은 1월 25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오지영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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