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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하나금융 회추위 압박하던 금융당국 한발 물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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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청와대 "민간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 재확인…최종구 "회추위가 알아서 할 일"]

머니투데이


금융감독원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회장 후보 선임 일정을 연기하라고 권고해 논란이 일자 청와대가 "민간 금융회사 인사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금융위원회도 "회추위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추위는 이날 시내 모처에서 예정대로 회장 후보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회추위는 이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등 내부 후보군은 물론 외부 후보군까지 인터뷰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는 지난 9일 차기 회장 후보군을 27명에서 16명으로 압축한데 이어 16일 3~4명의 압축후보군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 회추위는 금감원의 권고에 따라 회장 후보 선출 일정을 조정할지 검토했지만 일단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 12일 하나금융 회추위 초청으로 회추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나금융과 KEB하나은행에 대해 여러 건의 검사가 진행 중인 만큼 회추위 일정을 연기하는 것이 낫겠다고 권고했다. "검사 결과 후보를 검증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이 나올 수도 있는 만큼 회장 후보 선정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 금감원은 2015년 회장 선출 당시에 비해 회추위 일정이 한달 정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만큼 회추위 일정을 다소 늦추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현재 금감원은 하나금융 계열사 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가 검사를 요청한 아이카이스트 대출 부실과 중국 투자건, 은행권 전반에 걸쳐 진행하는 채용비리에 대해 검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별도로 검찰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김 회장과 함 행장이 고발돼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금감원 검사 요청이나 검찰 고발은 누구든 의혹만 제기하면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회장 선정 과정을 연기하면 CEO(최고경영자)는 물론 임원 하나도 인사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금감원 조치에 대해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민간 금융회사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시스템을 들여다 보는 것이고 (하나금융) 회추위는 회추위 일정대로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치하지 않겠다, 과거와는 다르게 하겠다는 것"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금감원은 당초 하나금융 회추위가 권고에도 불구하고 회장 후보 선출 일정을 강행할 경우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했지만 한발 물러섰다. 금감원은 "CEO 리스크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은 금융당국이 해야 할 일"이라며 "권고에도 불구하고 회추위가 일정대로 간다면 우리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금감원이 하나금융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몇가지 의혹들을 확인하는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의혹들이 해소될 때까지 회장 선임 절차를 연기하는게 어떻겠느냐는 차원에서 권고한 것으로 안다"며 "권고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는 회추위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은 주주의 위임을 받아 최적의 CEO를 선출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나중에 CEO 리스크가 불거졌을 때 그 책임도 사외이사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형 기자 jhkim@mt.co.kr, 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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