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2 (일)

'남성의 유혹할 자유' 외쳤던 드뇌브, 끝내 사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남성의 유혹할 자유를 내세우며 남성 유명인사들의 성추문을 폭로하는 ‘미투’(Me Too) 캠페인을 마녀사냥이라 주장하던 프랑스 원로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74)가 끝내 사과했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드뇌브는 이날 진보성향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을 통해 “르몽드에서 발표한 서한에 불쾌함을 느꼈을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드뇌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남성을 상대로 하는) 맹비난이 공개적으로 난무했다”며 “이것이 미디어 공격으로 연결되는 일에 반대해 서명했다”라고 자신의 미투 캠페인 반대서명 과정을 먼저 설명했다. 앞서 지난 9일 드뇌브를 비롯한 프랑스 문화예술계 여성 인사 100명은 일간 르몽드에 공개 서한을 게재하고 최근 여성주의 운동이 남성들에게 지나친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프랑스 내 주요 여성단체들은 즉각 반대 성명을 내며, 성명 관계자들에게 “강간죄에 대한 변론가들” 등과 같은 비판을 쏟아냈다. 여기에 서명인 100명 중 한 명인 성인영화배우 출신 라디오 진행자 브리짓 라하이는 프랑스 뉴스전문채널 BFMTV 인터뷰에서 “여성 중 일부는 성폭행 중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주장해 공개 서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에 드뇌브는 결국 “몇몇 서명인들이 공개 서한의 메시지를 왜곡하고 개인적으로 언론에서 인터뷰한 것과 관련해 입장 차를 강조하고 싶다”며 사실상 사과입장을 밝혔다.

드뇌브는 라하이의 발언과 관련해 “성폭행 피해자들 얼굴에 침을 뱉는 것보다 나쁜 발언”이라며 “공개서한에서 (성적인)괴롭힘이 좋다는 내용은 전혀 없다. 만약 있었다면 나는 서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히 자신이 반(反) 페미니스트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억울함까지 표현했다. 그는 “낙태가 형법으로 처벌당하던 시절 시몬 드 보부아르가 주장한 낙태권 허용 촉구 성명에 서명한 343명 중 내가 포함돼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나는 자유로운 여성이고 계속해서 그러할 것"이라며 "성폭행의 해결은 아이들을 교육과 기업의 즉각적인 대책 마련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드뇌브는 ‘셰르부르의 우산’ ‘인도차이나’ 등 100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하며 1960년대와 1970년대 유럽영화의 뮤즈로 활약한 프랑스 여배우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