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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빙판길 쓰러져 머리 피흘린 노인 병원에 옮긴 여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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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유승민 전북대 학생© News1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빙판길에 넘어져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던 노인을 병원으로 옮긴 여학생의 선행이 훈훈함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전북대 유기소재파이버공학과에 재학 중인 유승민 학생(24·여).

유씨는 맹추위가 기승을 부렸던 10일 전주 객사 인근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중에 미끄러운 길을 힘겹게 걷고 있는 고령의 노인을 목격했다.

추운 날씨에 위태롭게 빙판길을 걷던 노인은 얼마가지 않아 길에 넘어졌고 깜짝 놀란 유씨는 노인에게 달려가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이 노인은 연신 괜찮다며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유씨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버스 타는 것도 잊은 채 노인을 뒤 따라갔다.

유씨의 우려처럼 노인은 얼마 가지 않아 또 넘어졌다. 이번엔 머리를 크게 부딪쳤다.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유씨는 “병원에 함께 가자”고 말했다. 하지만 노인은 괜찮다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노인을 부축하던 유씨는 모자 바깥으로 흘러나온 붉은 피를 보게 됐다. 또 걸음걸이 등이 현저하게 불안정하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예수병원 응급실로 함께 갔다. 병원에서 노인 가족들에게 연락까지 한 유씨는 조용히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병원으로 옮겨진 노인은 당시 머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단기 기억상실 증상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당시 최고 한파인 날씨에다 머리에 피까지 흘리고 있는 노인에 대한 보호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고 방치됐다면 정말 큰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를 상황이었다”며 “학생의 빠른 대응으로 신속한 처치를 받게 돼 좋지 않은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조용히 노인을 도운 유씨의 미담은 옆에서 유씨와 함께 노인을 병원까지 함께 옮긴 한 시민의 제보로 알려졌다.

이 시민은 “요즘과 같은 세상에 이렇게까지 남을 배려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마음을 가진 학생이 있다는 사실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조용히 할 일을 하고 발걸음을 옮기던 학생의 모습이 너무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유승민씨는 “병원에 옮겼을 때 할아버지가 넘어진 사실조차 기억을 못했었는데, 지금은 어떠신지 걱정이다”며 “큰일을 한 것이 아닌데 너무 부끄럽다. 나 아닌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94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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