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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가상화폐 규제 '강공' 펴는 정부, 與는 '신중론'.... 6월 지방선거 '부담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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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규제를 놓고 정부 부처가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당정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

정부 각 부처가 연일 관련 대책을 쏟아내는 등 '강공'을 하고 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히려 '신중론'을 펴고 있어서다. 이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적지 않은 부담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시장 혼란이 커지자 당정은 뒤늦게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규제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방침에 대해 야당 등 정치권 일각은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인 블록체인 시장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 하는 내용의 특별법이 상정된다고 해도 국회 통과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내, 당정간, 여야간 입장이 엇갈리는 사이 시장 혼란만 커지는 모양새다.

15일 관계부처와 정치권에 따르면 당정은 조만간 가상화폐 규제와 관련한 협의를 거쳐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 화폐 규제와 관련해 정부 부처간 엇박자를 내면서 시장 혼란이 커진데 따른 '극약처방'인 셈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주최로 '가상화폐 토론회'를 열고, 당 차원에서 가상화폐와 관련한 '출구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무부가 중심이돼 의제를 관리하는데 가상화폐 거리소 폐쇄와 관련된 얘기는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조만간 당정 협의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는 민주당이 가상화폐 규제에 대해 그만큼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등 각종 규제안을 내놓고 있는 것에 비하면 아직 당정이 손발이 맞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당정이 쉽게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오는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가상화폐 투자자 상당수가 민주당 지지층이 두터운 20~30대여서 강경책을 내놓을 경우 선거에 적지 않은 부담이될 수 있다. 실제로 여론의 흔들리는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법무부가 거래소 폐쇄를 검토한다고 발표한 뒤 청와대에 가상화폐 규제를 반대한다는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가상화폐규제 반대에 대한 '국민청원'이 이날 오전 기준 18만5000명을 돌파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소 폐쇄 카드가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쉽게 가상화폐 규제 카드를 꺼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를 둘러싼 입장을 정치권 내에서도 엇갈린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대부분이 거래소 폐쇄에 부정적 의견을 내고 있다.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의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업무보고에서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은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정책방향이 너무 부정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며 "이는 세계적으로 가상화폐를 제도권화 하는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기준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가상화폐 실명제 등 특별대책을 추진하되, 거래소 폐쇄는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며 "국무조정실이 부처 입장을 조율해 범정부적으로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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