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체가 적폐" 최종구의 작심발언

최종구 금융위원장 "관행이란 명목 하에 이뤄졌던 채용비리, 황제연봉 등 금융권 적폐 청산하겠다"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구채은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5일 금융산업 전체를 '적폐'로 규정했다. 금융권은 당국의 생산적ㆍ포용적 금융 정책 기조에 맞춰 지배구조 개선, 중소기업대출 확대 등의 노력을 하는 상황에서 최 위원장의 발언이 나오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정부 청사에서 열린 '금융혁신 추진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문을 통해 "관행이라는 명목 아래 이뤄졌던 금융적폐를 적극적으로 청산하겠다"며 "서민층, 영세 자영업자, 중소ㆍ벤처기업 등 국민 생활과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과감하게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ㆍ20면

최 위원장은 발표문 첫 머리부터 금융적폐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담보대출 위주의 전당포식 영업, 비 올때 우산 빼앗는 형태,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과도한 황제 연봉,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지배구조, 불완전 금융상품 판매 등 금융소비자 피해, 최근 일련의 채용비리까지 금융권 적폐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얼음장 같이 차갑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금융권에서 일고 있는 관치 논란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최 위원장은 "만약 금융인들 중에 '금융은 특별하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일은 언제나 옳고 어떠한 경우도 간섭 받아서는 안된다'는 식의 잘못된 우월의식에 젖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빨리 생각을 고쳐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최 위원장은 금융당국의 혁신도 필요하다고 반성했다. 그는 "금융당국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일부에서 금융위 해체의 목소리까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을 포함한 모든 금융권 종사자가 절박한 마음을 갖고 적폐를 청산할 필요가 있다"며 "4개분야 30개 금융혁신 과제들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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