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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경매시장에도 '강남불패'…아파트 낙찰가율 107%, 신기록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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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상승주도

아시아경제

서울 강남권 아파트 전경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새해 경매시장에도 '강남불패'론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가뜩이나 높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액)이 올해 들어 더 뛰었는데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가 이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서울 강남3구에서 진행된 아파트(주상복합포함) 낙찰가율은 107.1%로 지난해 12월(105.3%)보다 1.8%포인트 높아졌다. 강남3구의 낙찰가율이 또 오르면서 서울 평균도 크게 올랐다. 지난달 98.4%에서 이달 104.1%로 5.7%포인트 뛰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주택 보유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익성 높은 단일 물건으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며 "서울에서도 강남권 물건에 경매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강화될 경우 강남권 가격만 유지하거나 되레 상승했던 학습효과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올 들어 강남3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송파구의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은 1월 첫째 주 0.85%, 둘째 주 1.10%를 기록했다. 강남구도 각각 0.98%, 0.70%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상승률은 0.26%, 0.29%에 불과하다.

강남3구의 뜨거운 경매 열기를 반영하듯 이달 강남3구에선 11건이 경매에 나와 7건이 낙찰됐다. 모두 낙찰가율이 100%를 넘었고, 이 중 4건은 110%를 웃돌았다.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강남구 개포동의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80.5㎡는 지난 4일 열린 첫 경매에서 감정가(7억7000만원)의 118%인 9억790만원에 낙찰됐다. 도곡동의 도곡렉슬 전용 42.5㎡ 물건은 낙찰가율 112%를 기록했다.

감정가의 1000%를 넘는 가격에 낙찰된 물건도 있었다. 감정가 6억6400만원의 1194.3%에 달하는 79억2300만원에 낙찰된 것이다. 다만 지지옥션은 낙찰가율이 1000%를 넘는 경우 비정상적 낙찰로 보고 통계에 반영하지 않는다. 이 낙찰 사례는 최고가 매수인(낙찰자)이 법원에 낙찰을 취소해 달라는 '매각불허가신청서'를 제출한 것을 볼 때 응찰과정에서 실수로 입찰가격란의 아라비아 숫자 중 끝자리에 '0'을 하나 더 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원은 며칠뒤 매각허가 결정을 내렸다. 낙찰자의 취소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를 악용해 고의로 경매 진행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위 응찰액이 7억9119만원이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7억9300만원을 써냈어도 낙찰을 받을 수 있었다. 단순 실수지만 이 낙찰자는 입찰보증금 6640만원을 고스란히 날릴 처지다. 이 물건이 정상적으로 낙찰됐다면 강남3구의 낙찰가율 평균은 더 올라가는 셈이다.

강남3구를 중심으로 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고공행진은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선임연구원은 "통상 일반 매매시장의 급매가격이 응찰가의 기준이 된다"며 "오는 4월 양도세 중과에 따른 일반 매매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이후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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