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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靑선 “송영무가 사고” 軍선 “靑인사가 사고” 책임 떠넘기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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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차관과 주요현안 협의”

송 장관 조기 경질설 파다
한국일보

송영무 국방장관이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국방부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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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와 전 정부 시절 맺은 군사협정의 개정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양국 간 갈등이 진화됐지만, 원인제공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청와대와 국방부가 여전히 책임 떠넘기기를 하는 모습이다.

일단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에서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UAE를 방문한 이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 달 만에 UAE를 찾자 “송 장관이 UAE에서 사고를 쳤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논란이 된 한-UAE 간 군사협정의 문제를 송 장관이 지적하면서 벌집을 건드렸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UAE와의 불협화음은 송 장관 귀국 후에 불거졌다는 입장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송 장관은 지난해 UAE를 찾아 정해진 군사외교 일정 대로 원론적 수준의 발언만 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돌출발언이나 UAE를 자극할 만한 위험수위의 발언은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당시 송 장관을 수행한 청와대 안보실 A행정관이 현지에 더 남아있었는데, UAE와의 추가 접촉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게 국방부 시각이다. A행정관은 본보의 수차례 통화 요청에 “UAE와 관련해 아무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A행정관은 평소 아크부대 파병이나 UAE와의 군사협정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국방부는 여전히 송 장관 책임론이 확산된 배후를 청와대로 의심하고 있다. 또 지난주 남북회담 정국에서 송 장관이 청와대와의 각종 현안 조율과 논의과정에서 배제됐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청와대 안보실이 송 장관을 건너 뛰고 주요 현안을 서주석 차관과 직접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 내에서는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9년 당시 실세로 통하던 장수만 국방부 차관이 이상희 장관을 무시하고 국방예산 감축안을 청와대에 직접 보고하는 등 지휘체계가 헝클어지면서 끝내 국방부 장관이 물러난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 주변에서는 송 장관의 조기 경질설이 파다할 정도로 분위기가 흉흉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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