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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똑같은 일 하는데 왜 임금은 적나” BBC 여성 편집장, 자리 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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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캐리 그레이시 BBC 중국 지사 편집장이 '남성과 여성은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뜻의 '=' 표시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사진 캐리 그레이시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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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영방송 BBC의 여성 고위직 기자가 남녀 임금 차별에 항의하며 최근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7일(현지시각) BBC에 따르면 BBC 중국 지사 편집장 캐리 그레이시는 최근 본인의 블로그에서 “BBC가 비밀스럽고 불법적인 임금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30년 이상 BBC에 몸담은 베테랑 중국 전문기자인 그는 “BBC가 남성과 여성은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영국 평등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BBC는 지난해 7월 연간 15만 파운드(약 2억1600만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고소득 방송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당시 명단의 3분의 2는 백인 남성이었다.

특히 그레이시와 같은 국제 담당 편집장 4명 중 미국과 중동을 담당한 2명의 남성 편집장 연봉은 여성 편집장보다 최소 50% 이상 높았다. 반면 그레이시와 다른 여성 편집장은 고소득 방송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연봉이 15만 파운드 이하라는 뜻이다.

그레이시는 이런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는 업무의 차이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했으나 BBC는 설명 대신 연봉을 파격적으로 인상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남성 편집장보다 확연히 적은 액수였다.

지난주 편집장직에서 사퇴한 그레이시는 남녀가 같은 임금을 받는 편집국의 이전 보직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영국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서는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캠페인에 이어 새해 들어 ‘남녀 임금 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에서는 지난 6일 남녀 직원 간 임금 격차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새로운 법이 발효됐으며 아이슬란드에서는 지난 1일부터 남녀 임금 평등 법안이 발효됐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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