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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종합]부친 숨지게 한 아들 감싸려던 어머니도 뒤늦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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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일산 아파트서 화재


아들 감사싸려 경찰조사에서 '기억 안난다, 내가 불 냈다' 진술

경찰이 내민 증거에 뒤늦게 아들 죄 인정하고 조사 중

【고양=뉴시스】이경환 기자 = 경기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50대 남성이 숨진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어머니와 말다툼 중 화가 난 아들 A(19)군이 종이뭉치에 불을 붙여 던진 것이 화재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일산서부경찰서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A군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8시57분께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1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아파트 내부 112㎡를 태워 3065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내고 1시간여 만에 꺼졌으나 A군의 아버지(57)가 숨진 채 발견됐다.

또 A군의 어머니(51)와 동생(17), 주민 등 15명이 연기를 마셨고 2층에서 뛰어내린 주민 B(51·여)씨가 골절상으로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화재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아들 A군이 "내가 불을 질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조사에서 A군은 "대학 휴학 중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머니와 말다툼을 했고 그림 마저 찢어 버리자 화가 났다"며 "감정이 격해져 욱하는 마음에 종이를 뭉쳐 라이터로 불을 붙인 뒤 안방 침대로 던졌는데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당시 아버지는 갑작스럽게 이불 등으로 옮겨 붙은 불길을 진압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조사에서 동생은 "아버지가 부엌에서 물을 담아 불을 끄던 중 갑자기 정전이 돼 어머니와 함께 밖으로 대피했으나 그 이후부터 아버지를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A군의 어머니는 첫 조사 당시 "내가 불을 질렀다"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등 아들을 감싸는 말을 반복했지만 경찰이 내민 증거 앞에서 아들의 죄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경찰은 이날 중으로 A군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어머니가 아들을 감싸기 위해 증언을 거부하거나 자신이 불을 질렀다고도 했지만 현재는 아들의 죄를 인정하고 있다"며 "아들 역시 조사 내내 눈물을 흘리거나 깊은 반성을 하는 등 감정적으로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lk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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