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8 (금)

[사설] "한국이 車 잘 만드니 미국서 팔린다"는 美경제학자의 일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 재무장관을 역임한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등 대표적인 석학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5~6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18 전미경제학회의 트럼프노믹스 1년 평가 세션에서 나온 지적으로 트럼프 정책이 미국과 전 세계 이익을 다 해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서머스 교수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미국이 철폐하는 규제나 관세 숫자보다 다른 나라의 것을 더 많이 없애는 효과를 얻는다"며 "트럼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면서 11개 나라에 접근할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질타했다.

지난 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FTA 개정 1차 협상은 9시간여 동안 마라톤 줄다리기를 벌였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미국 측은 자동차 분야에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가 110억달러 이상 늘었는데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서 주로 비롯됐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의 이런 논리는 스티글리츠 교수의 일침을 들으면 머쓱해질 수밖에 없다. 그는 "한국은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차를 만드니 팔리는 것이지만 미국은 그러지 못해 자동차 분야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있는 그대로 털어놓기에는 부끄러운 솔직한 토로일 것이다. 미국이 단지 자동차 때문에 한미 FTA를 재협상하는 것은 실수라는 스티글리츠 교수의 지적이 그래서 더 아픈 얘기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은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큰 타격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의 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에 매달리며 제 몫 더 챙기기에 연연하면 국제사회 리더로서 역할을 포기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어차피 시작된 개정 협상이니 양국 간 이익 균형 속에 국익의 극대화를 도모해야 한다. 차제에 대표적 독소조항인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나 한미 FTA 발효 후에도 무차별로 행사되는 무역구제 조치를 막을 방도를 끌어내야 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