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FTA 개정 1차 협상은 9시간여 동안 마라톤 줄다리기를 벌였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미국 측은 자동차 분야에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가 110억달러 이상 늘었는데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서 주로 비롯됐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의 이런 논리는 스티글리츠 교수의 일침을 들으면 머쓱해질 수밖에 없다. 그는 "한국은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차를 만드니 팔리는 것이지만 미국은 그러지 못해 자동차 분야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있는 그대로 털어놓기에는 부끄러운 솔직한 토로일 것이다. 미국이 단지 자동차 때문에 한미 FTA를 재협상하는 것은 실수라는 스티글리츠 교수의 지적이 그래서 더 아픈 얘기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은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큰 타격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의 지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에 매달리며 제 몫 더 챙기기에 연연하면 국제사회 리더로서 역할을 포기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어차피 시작된 개정 협상이니 양국 간 이익 균형 속에 국익의 극대화를 도모해야 한다. 차제에 대표적 독소조항인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나 한미 FTA 발효 후에도 무차별로 행사되는 무역구제 조치를 막을 방도를 끌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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