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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담대하게 싸우는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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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문단 내 성폭력 고발 발화한 ‘고발자5’, 디지털성범죄와 싸우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청소년 성매수남 고발한 ‘Here I am’ 등 2017년 기억할 세 개의 싸움… 내년에도 여자들의 싸움은 계속된다


한겨레21

2017년 반성폭력 운동은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플랫폼과 화학적 결합을 하며 폭발했다. 위에서부터 사이버성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싸우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SNS로 교사의 성폭력을 고발한 ‘고발자5’, 아동·청소년 성매수남에게 단죄의 카메라를 들이댄 ‘Here I am’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장은선 <닷페이스> PD,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 권주리 십대여성인권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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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세 개의 싸움이 있었다’라는 한 문장으로 지난 한 해를 회상한다면, 너무 가혹한 축약일까.

<한겨레21>은 2017년을 떠나보내고, 2018년을 맞으며 세상과 힘겹게 ‘싸우는 여자들’의 내면을 엿볼 수 있는 세밀화 세 편을 준비했다.

당사자가 아닌 이들에게 이것은 다소 지루한 싸움으로 보일지 모른다. 1980년대에 가정 내 ‘아내 폭력’을 심각한 사회문제로 드러낸 여성운동은 1997년 가정폭력방지법을 제정함으로써 가정폭력이 ‘사소하거나 개인적인 일’이 아님을 인정받았다. 이후 서울대 ‘우 조교 사건’을 계기로 1994년 성폭력특별법이 제정됐고, 2002년 1월 전북 군산 개복동 성매매집결지에서 일어난 처참한 화재 참사 이후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제정됐다.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로 이어지는 20여 년의 입법 투쟁 뒤에도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여성학자 정희진의 말처럼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법이 아니라’ 법을 적용받을 수 있는 ‘힘’”(<한국여성인권운동사2: 성폭력을 다시 쓴다>, 한국여성의전화 기획·정희진 엮음)이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싸움은 2017년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의 특성과 결합해 폭발했다. 미국 영화계 인사들은 10년 전 자신이 겪었지만 말할 수 없었던 성추행·성폭력 경험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했다. 이들은 SNS 등을 통해 ‘나도 그랬어’라는 ‘미투 운동’을 전개했다. 한국에서도 성추행·성폭력 피해 당사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폭로하는 ‘해시태그 성폭력 고발’이 이어졌다. 미국 언론 <타임>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올해의 인물’로 ‘미투 운동’을 촉발한 여성 당사자들을 선정했다.

한국에서 진행된 성폭력 고발은 미국과 같은 ‘해피엔딩’을 가져오지 않았다. 힘겹게 자신의 고통을 털어놓은 여성들은 대부분 무고·명예훼손 등 역고소를 당하며 가혹한 법정 싸움을 감수하고 있다. 물론 긴 고민 끝에 고발을 선택하고, 담대하게 싸워, 법정에서 가해자의 유죄판결을 이끌어낸 이들도 있다. 여성 문인 138명, 후원자 2321명이 동참한 <참고문헌 없음> 프로젝트의 출발점 ‘고발자5’가 그들이다.

<한겨레21>은 언론 가운데 처음으로 ‘고발자5’ 당사자들을 만났다. 이들은 자신을 오랫동안 괴롭혀온 고통에서 벗어나 ‘피해자 낙인’ ‘피해자의 전형성’을 거부하며 더욱 건강해지고 있었다. 아니, 더욱 건강해지려 노력하고 있었다.

<한겨레21>이 조명한 두 번째 여성들은 디지털성범죄와 싸우는 ‘사자단’이다. 20대 여성(2017년 현재)들로 꾸려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는 낮엔 아르바이트로 월 50만원을 벌고, 오후와 밤으로 이어지는 시간엔 ‘사이버성폭력’이 뭔지 알리고, 사이버성폭력의 입법·정책적 대안을 정부기관에 제안하고, 제도화를 노력하며 피해자를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한사성을 비롯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지난해 9월26일 국무조정실과 14개 정부부처가 합동으로 ‘디지털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이들의 싸움은 2018년에도 더욱 확장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영상콘텐츠+서명운동+펀딩의 삼위일체 패키지 캠페인 ‘Here I am’(내가 여기 있어요) 을 추진하는 십대여성인권센터 조진경 대표,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 장은선 <닷페이스> PD를 만났다. 이들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매수하려는 성매수남에게 카메라를 들이댔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조명하는 방식이다. 2018년에도 ‘싸우는 여자들’의 활동은 계속된다.

박수진

허윤희

진명선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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