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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반전의 주인공, 나야 나"…지방선거 먼저 치고나온 다크호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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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13 지방선거 공식일정 스타트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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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의 경선 룰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선수들은 이미 진작부터 경기를 뛰기 시작했다. 시중에선 주로 시장, 도지사 등 현직 인물과 자천타천으로 중견 정치인들이 많이 거론되지만 그간 숨겨져 있던 의외의 참신한 인물도 꽤 있다. 물론 이들 중엔 꼭 당선되겠다는 생각보다는 선거를 통해 자신을 알려 차기를 도모하거나 더 큰 자리를 위한 징검다리로 활용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여하튼 이 같은 '깜짝 후보'나 '다크호스'들이 선거에 긴장감을 배가시키고 있다.

與, 우후죽순 출마로 판 커져

정권 초 높은 지지율을 업고 여당의 잠재적 출마 후보군은 우후죽순으로 나서고 있다. 당내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가장 관심을 받는 서울시장은 현직인 박원순 시장을 견제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특히 민주당 경선에서는 당원들의 표심이 최대 50%까지 반영되기 때문에 시민단체 출신인 박 시장이 당내 '조직표' 관리에 약하다는 점을 경쟁자들이 파고들고 있다.

전현희 의원(재선·서울 강남구을)은 무엇보다 이 빈틈을 찌를 자신이 있는 후보다. 전 의원은 15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지난 경선에서 담당했던 직능조직과 서울지역 조직들의 유대감과 결속력이 여전하다"며 "강남지역도 8·2 부동산 대책 직후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요새는 많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경선 캠프 직능특보단장을 맡아 서울지역 기반을 다진 점이 강점이다. 또 민주당의 유일한 강남지역 의원임을 강조하며 '강남에서 살아온 전현희'를 내세우고 경선에 뛰어들었다. 서울시장 후보로 단숨에 몸값을 높인 전 의원은 앞으로도 강남지역에서 민주당을 상징하는 인물로 뿌리내릴 가능성이 높다.

경기도지사 경선은 대권 '잠룡'인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한 지지가 높은 가운데 대표적인 '친문' 전해철 의원이 출마를 타진 중이다. 이 와중에 양기대 광명시장이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최근 북콘서트에서 "내년 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그간 기초단체장으로서의 성과와 실적을 내놓고 당당하게 겨뤄 보고 싶다"고 밝혔다. '광명동굴'과 '기형도 문학관' 등 눈에 띄는 업적을 쌓아 광명을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는 양 시장은 당초 다음 총선에서 광명을에 출마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었다. 이 지역은 원래 민주당 지역구였지만 이언주 의원이 탈당하고 국민의당으로 가면서 민주당으로선 공석이 된 상황이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광주시장 도전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양 최고위원은 17일 사람 중심의 광주 비전 제시에 현장의 목소리를 담겠다며 자신이 이사장을 맡을 광주미래전략연구소를 출범시킨다.

양 최고위원은 광주여상을 졸업한 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2015년까지 메모리사업부 상무로 일하다 2016년 문재인 민주당 대표의 영입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현역 구청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최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람이 중심인 도시, 인천을 만들겠다"며 내년 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인천시당은 홍 구청장에 대해 "국회의원까지 지낸 구청장 개인의 정치적 영달을 위한 처신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성명을 내는 등 벌써부터 선거전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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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한 野, '이기는 공천' 여론 속에 출마선언 이어져

한국당 전통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에서도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후보들이 출마 선언을 서두르고 있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는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가장 먼저 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대구는 지역내총생산(GRDP)을 비롯해 경제지표가 많이 떨어지고 있고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40년 중앙행정기관 공직 경험이 있는 실무자 출신 행정가가 경제마인드와 행정마인드를 융합하면 시정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의지를 밝혔다.

첫 여성 광역단체장을 목표로 옛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김영선 전 의원이 경남도지사에 가장 먼저 출사표를 냈다. 김 전 의원은 11월 말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한 뒤 뛰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995년 지자체 시행 이후 여성 기초단체장은 올해 현재 9명이지만, 광역단체장에는 여전히 당선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성 광역단체장이 선출되는 새로운 역사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장은 비박(박근혜)계 박민식 전 의원이 가장 먼저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서 시장으로는 시장 선거에서 백전백패할 수밖에 없다"며 "젊은 층 유권자를 잡고 집 나간 표를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후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시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친박 핵심 인사이고 박 전 의원은 김무성 의원과 가까운 비박계 인사다.

이처럼 '다크호스'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먼저 치고 나온 것은 그만큼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지방선거는 지역에서 확보한 조직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역 프리미엄'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번 지방선거가 대선 다음해에 진행되면서 어느 때보다도 '대선 잠룡'급 거물이 대거 등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후보들이 살아남으려면 그만큼 서둘러 출마를 선언하고 해당 지역을 누비는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야권을 중심으로 다크호스들이 추가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국정농단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진 보수 야당 입장에서 기존 정치인을 후보로 내세우면 참신함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낮다. 실제로 한국당을 중심으로 서울·경기 지역 등 출마 후보로 기존 정치권과는 거리가 먼 후보를 찾는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준 기자 /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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