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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영면 든 호스피스 환자, 신체·장기기증으로 사랑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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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말기암 환자가 세상을 떠나면서 신체와 장기를 기증한 소식이 전해져 따뜻한 사랑 나눔이 매서운 한파를 녹이고 있다.

15일 인천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에 따르면 폐암 말기로 병원 호스피스병동에 입원한 양모 할아버지(87)가 지난 9일 영면에 들었다. 고인이 영면에 들자 부인과 가족들은 유지에 따라 의학 발전을 위해 가톨릭대 의과대학에 신체를, 그리고 눈이 불편한 이를 위해 안구를 기증했다.

살아생전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양 할아버지에 대해 가족들은 평소에도 이웃에게 사랑을 함께 나누는 '따뜻한 분'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쉽지 않았을 결정에 가족들은 "아직 국내에서 신체·장기 기증이 활발하지 않지만, 기증에 대한 아버님과 어머님의 생각은 남다르셨다"며 "이미 신체·장기 기증에 대한 동의를 생각하셨던 것 같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실제로 양 할아버지의 아내인 최영순 할머니(82) 역시 신체와 장기기증에 동의한 상태다.

이러한 사연은 인천 국제성모병원서 열리고 있는 호스피스 사진전 '누구도 홀로이지 않게, 다큐멘터리 100일의 기록 호스피스'를 통해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의 주관으로 열린 이번 사진전은 올해 7월부터 100일간 국제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의 일상을 담아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국제성모병원 로비에서 진행됐다.

한편 최영순 할머니는 사진전 첫날인 지난 11일 이번 사진전에 깜짝 방문했다. 이번 사진전의 모델로 양 할아버지와 최영순 할머니 부부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병원 로비에서 걸려있는 할아버지의 사진 앞에서 가족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최영순 할머니는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라며 쑥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국제성모병원 호스피스팀 서현정 사회복지사는 "호스피스 환자분이 신체와 장기를 기증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며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두 내외분과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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