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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金징어의 사연]①中어선에 엘니뇨, 남미 어획량 감소까지 3중고가 만든 '金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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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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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전반적인 물가안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유독 가격이 폭등 중인 식품이 '오징어'다. 10월부터 제철로 알려진 오징어가 어획량 감소에 따라 '금(金)징어'로 불리면서 지난달 중요 생필품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오징어를 금징어로 둔갑시킨 3대 요인으로 중국어선과, 엘니뇨, 남미지역의 어획량 감소가 손꼽히고 있는데 모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오징어는 점점 식탁에서 멀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11일 가격정보 종합포털인 '참가격'을 통해 발표한 주요 생필품 가격 중 오징어의 가격 상승률이 10.1%로 가장 높았다. 전년대비로 따지자면, 국내산 생물 오징어 가격은 지난해 연말보다 66% 이상 가격이 올라갔다. 가격이 올라가는 이유는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 통계에 의하면, 오징어의 연간 어획량은 18만9000톤(t)에서 지난해 12만1000톤(t)까지 떨어진데 이어 올해는 지난 9월까지 5만톤(t) 정도가 잡혔을 뿐이다. 산지에서도 예년에 비해 절반수준만 잡히는 것으로 알려져 연말까지도 어획량은 전년대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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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에 대항해 배를 이어붙이고 저항하는 중국어선 모습(사진=한국해양전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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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최근 붙은 별칭이 '금(金)징어'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으로 각종 요리에 들어가는 주요 식재료에서 이제는 없어서 못먹을 식품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오징어를 금징어로 탈바꿈 시킨 주요 요인은 크게 중국어선과 엘니뇨현상, 그리고 남미지역의 어획량 감소 등이 손꼽힌다. 이중 가장 큰 문제는 중국어선의 동해바다에서 벌이고 있는 싹쓸이 조업이다.

북한 수역에서 조업권을 얻어 들어온 중국어선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오징어 어획량을 크게 감소시키고 있는 것이다. 북한 수역에서 조업하던 중국어선은 지난 2004년만해도 140여척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200여척 이상으로 급증했고, 단속을 피해 남하해 우리의 동해안 오징어 어장을 싹쓸이하면서 씨를 말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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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는 열대 태평양 해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면서 발생한다. 온도에 민감한 오징어의 경우에는 엘니뇨나 라니냐현상이 나타나면 개체수가 급감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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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슈퍼엘니뇨 현상은 전세계 오징어 어획량을 감소시키고 있다. 원양어선들의 오징어 어획량 감소세는 국내 어획량 감소세보다 훨씬 가파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까지 연간 15만톤(t) 수준을 유지하던 원양선사들의 오징어 어획량은 지난해 2만톤(t) 수준으로 급감했고 올해도 10월까지 4만5950톤(t)으로 예년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오징어는 난류성 어종으로 수온이 12~18도 정도일 때 개체수가 많아지며 온도에 상당히 민감해 엘니뇨나 라니냐처럼 수온이 급격히 변화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개체수가 크게 줄어든다.

남미지역의 어획량 감소도 국내 오징어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페루나 칠레 등에서는 엘니뇨와 반대로 수온이 급격히 내려가는 라니냐 현상이 발생하면서 어획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가공용 오징어로 많이 쓰이는 훔볼트오징어의 어획량이 예년에 비해 70% 이상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어획량 감소로 우리나라의 오징어 수입량은 올해 3분기까지 7만9000톤(t)을 기록해 전년대비 42% 늘어났지만, 주요 수출지인 남미지역의 어획량 감소로 가격이 더 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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