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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정책 바뀔 때까지 버틸까?…진보보수 15년, 주택정책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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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세금형 제동장치 마련

MB정부, 부자에 ‘투기천국’ 선사

박근혜정부, ”빚 내서라도 투기를“

文정부, 해체된 안전장치 복구중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정부의 주택임대사업 등록 유도책에 ‘당근’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른바 ‘버티기’를 택하는 다주택자들이 다수일 전망이다. ’버티기‘의 전제는 결국 정책변화 가능성이다. 실제 지난 15년간 진보 6년, 보수 9년의 집권기간 동안 부동산 정책은 좌우를 크게 넘나들었다.

시작은 노무현 정부였다. “하늘이 두 쪽 나도 집값은 잡는다”던 노 대통령은 2005년 8ㆍ31대책을 통해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을 기준시가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낮췄다. 1가구 2주택자에는 양도세를 50% 중과했다. 실거래가 신고가 의무화된 것도 이 때다. 총부채상환비율(DTI)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도입 및 강화도 이어졌다. 하지만 역시 세금은 선거와 상극이었다. 이듬해 열린 5ㆍ31 지방선거에서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단 1곳만 건지며 참패했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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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부자증세’를 내걸었지만 집부자ㆍ땅부자에겐 오히려 ’천국의 문‘을 열어줬다. 종부세 과세표준은 공시가격의 80%로 정했다. 세율도 하향됐다. 종부세를 무력화한 것이다. 실거래가와 큰 차이가 나는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삼아 고가 주택일 수록 절세효과가 크도록 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지나오며 미분양 문제가 대두되자 취득ㆍ등록세를 감면하는 등 각종 혜택도 쏟아냈다.

박근혜 정부는 아예 ‘빚내서 집 사라’며 국민들을 독촉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을 완화하고 양도세는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재건축 규제도 풀었다. 부동산으로 2%대로 추락한 성장률을 끌어올리려는 속셈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집값급등과 ‘미친전세’로 나타나며 주거불안만 키웠다. 지난해 11월 분양권 전매제한 등 제동을 걸었으나 역부족이었다.

보수정부 9년간 치솟은 집값을 잡기 위해 문재인 정부는 ‘투기와 전쟁’을 선포했다. 8ㆍ2부동산 대책에 따라 2018년 4월부터 서울과 수도권, 주요 광역시 등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는 보유주택 수에 따라 양도세가 중과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공개적으로 “내년 4월까지 시간을 드렸으니 자기가 사는 집이 아닌 집들은 좀 파시라”고 말할 정도다. 지난 13일 내놓은 임대주택등록 활성화 방안에선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집주인들에게 혜택을 집중했다. 부자 집주인에겐 임대사업자 등록이란 선택권조차 주지 않은 것이다.

시장 상황은 ‘버티기’에 불리하지 않다. 버티기의 기본 전제는 집값 상승 기대다. 양도세 중과로 인한 시세차익 감소, 그리고 혹시 모를 보유세 강화에 따른 다주택 보유부담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집값이 오른다면 소득과 세원을 노출시키느니 버티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부자들은 자산간 이동을 꺼려 집을 팔더라도 결국 다시 부동산에 투자하는 편“이라며 ”부동산 기대수익률이 크게 떨어지기 전에는 이런 성향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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