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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EU정상회의서 ‘난민할당제 폐지’ 뜨거운 감자…러시아 경제제재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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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유럽연합(EU) 28개국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이는 올해 마지막 유럽정상회의에서 난민강제할당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난민을 의무적으로 나눠 재정착시키는 현 제도를 재검토해야한다고 밝힌 이후, 각 국간 논쟁이 거세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 등은 난민할당제 폐지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U 회원국 내에서)선택적인 연대는 있을 수 없다"며 "규제와 조정을 위한 연대뿐 아니라, 내부 연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난민할당제는 유럽 내 난민문제가 심각했던 2015년 9월 도입됐다. 중동·아프리카 분쟁지역의 난민이 이탈리아·그리스 등으로 대거 몰려들자, EU 내 다른 회원국이 인구규모와 수용능력 등 기준에 따라 이들을 수용하기로 한 제도다. 독일은 당시 100만명 이상의 난민을 수용하는 포용정책을 펼치며 제도 도입에 앞장섰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우리는 난민정착을 위한 책무가 있다고 계속 주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집행위원회 관계자 역시 "난민할당제가 효과가 없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3만2000명 이상의 난민이 재교육을 받고, 자격을 갖춘 90% 이상이 재정착했다"며 "(제도 폐지는)더 나은 대응을 하기 위한 유럽공동체의 수년간의 공동 노력을 배반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반면 할당제 도입 당시부터 반대표를 던졌던 헝가리와 폴란드, 체코 등은 투스크 의장의 난민할당제 폐지방침에 반색하고 있다. 안드레이 바비스 체코 총리는 "무의미한 쿼터를 부과하려는 시도는 EU 내 분열을 확대시킨다"고 주장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신임 총리 역시 "유럽에 난민을 허용해선 안된다는 폴란드의 입장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고 언급했다.

앞서 투스크 의장은 현행 난민할당제가 회원국 간 분열을 초래하고 비효율적이라고 판단,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EU정상회의에서 제도 개혁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을 회원국에 전달했다. 특히 6개월 간 정상들이 만장일치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디언은 "이는 사실상 난민할당제의 폐지를 의미한다"며 "헝가리, 폴란드, 체코가 난민할당제를 강력히 거부하고 있어, 회원국 간 만장일치 합의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간 헝가리와 폴란드는 난민을 단 한명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체코는 12명 수용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EU집행위원회는 앞서 3개국을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제소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정상회의에서 EU 회원국 정상들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과 우크라이나 내분 무력개입과 관련해 러시아에 부과해 온 경제제재를 내년 7월까지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투스크 의장은 첫날 회의를 마친 후 트위터를 통해 "EU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연장하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EU는 2014년 7월 경제제재를 결정한 후 6개월마다 이를 연장해왔다.

아울러 영국을 제외한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영국의 EU탈퇴조건을 논의한 브렉시트 1단계 협상 결과를 평가하고, 2단계 협상 착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일본 NHK는 "2단계 협의로 이동을 승인할 전망"이라면서도 "영국이 요구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관계 논의에서도 양측의 입장차가 커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간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 무역관계 등 2단계 협상을 동시에 진행할 것을 요구해왔고, EU는 재정분담금·북아일랜드 국경문제·양측에 잔류하는 시민의 권리 등 탈퇴조건에 대한 협상이 진전된 이후에서야 '포스트 브렉시트'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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