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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팝인터뷰②]김유석 "돌아가신 父, 사랑한다는 말 못 남긴 것 후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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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영화 '돌아온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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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안태현 기자] 김유석에게 연기란 치유의 과정이다.

배우 김유석이 6년 만에 영화 ‘돌아온다’로 스크린 복귀에 나섰다. ‘돌아온다’는 동명의 연극을 원작으로 가슴 속 깊이 그리운 사람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어느 막걸리집 단골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김유석은 극 중 막걸리집 사장이자 가슴 속 깊이 묻혀있는 그리움의 감정을 숨기고 살아가는 인물인 변 사장 역을 맡아 가슴 절절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최근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김유석은 변 사장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데에 있어 “머리로서 이해는 되는데 가슴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얘기했다. 이어 김유석은 “변 사장의 그리움은 아들,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에서 오는 거다. 그들에게 준 상처를 알고 있는 거였다”며 “한 번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아들이 와도 엉뚱한 소리만 하고 주변만 빙빙 돌아왔었다. 그 그리움은 비겁한 그리움이었고 응어리진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가슴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던 변 사장의 감정. 이를 위해 김유석은 “나한테서 그 그리움 같은 질감의 것을 찾아냈다”고 얘기했다. “내 속에 있는 그리움의 정체성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면서 촬영 초반에 돌을 지고 산에 올라가는 장면을 찍었다. 그렇게 터벅터벅 올라가는데 문득 30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랐다. 그때 아버지가 리어카 끌면서 장사하시던 모습들이 생각났다.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저와 아버지에게 살갑게 다가가지 못했던 제가 생각났었다.”

김유석은 지금도 그 감정의 질감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는 듯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유석은 “아버지하고 살가운 얘기를 해본 적도, 따스한 손길을 느껴본 적도 없었다”며 “돌아가실 때 아버지한테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을 저도 아버지도 하지 않았던 게 너무나 큰 감정으로 다가왔다”고 얘기하며 아버지에 대한 응어리 진 감정을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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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돌아온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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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깊이 묻어놨던 그 감정을 꺼내게 된 영화 ‘돌아온다’. 김유석은 이 작품을 통해 “아버지를 다시 만난다면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됐다”고 이야기하며 붉어진 눈시울을 애써 숨기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돌아온다’ 속 연기는 김유석의 마음 속 상처를 치유해갔다.

"이런 작품을 하게 되면 내 속의 감정이 치유가 된다. 저한테 연기는 스승이기도 치료사이기도 바이블이기도 친구이기도 하다. 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나면 응어리진 것이 사라지는 것 같다."

그만큼 '돌아온다'는 김유석에게는 특별한 영화로 남았다. 김유석은 "이 영화를 보고 저한테 가슴에 남는 누구의 평이 있었다. 자기가 아버지와 살면서 피했던 자기 모습이 딱 걸렸다는 거다. 정말 힘들었다고 결국은 아버지한테 전화하게 됐다고 하더라구요. 도망갈 수 없는 느낌 먹먹했다고 했다"고 얘기하며 영화가 전해주는 따스함을 많은 관객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가 관객들의 평가에서 외면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관객들이 볼 기회를 박탈당하는 건 옳지 않은 것 같다. 이 영화가 살 수 있는 힘은 관객분들이 보시고 입소문으로 검증받는 것밖에 없다. 좋은 영화로 검증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

한편 '돌아온다'는 허철 감독의 첫 극영화 데뷔작으로 김유석을 비롯해 손수현, 원작의 무대에 올랐던 리우진, 김곽경희, 이황의, 강유미 등이 출연한다. 현재 절찬 상영 중.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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