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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아쿠타가와상 작품에만 열광..일본의 감성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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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윤 작가 일본 작가 산문집 '슬픈 인간' 펴내..나쓰메 소세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등 글 모아]

머니투데이

나쓰메 소세키부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등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산문을 모은 선집 '슬픈 인간'(봄날의책 펴냄)이 나왔다. 일본 문학에 대한 인기는 근래 들어 무척 높다. 아쿠타가와상, 나오키상 등 자국내 주요 문학상 수상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일본 작가들은 국내에도 열성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정작 명성의 근원이 되는 작가들의 작품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나쓰메 소세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미야자와 겐지 등이 그들이다.

일본 문학 번역가인 저자(정수윤 작가)가 이들 일본 근현대 작가 26명의 산문 41편을 골라 번역했다. 나쓰메 소세키의 기행 문집이나 다자이 오사무가 고교 시절 쓴 산문과 편지, 미야자와 겐지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들려주었던 글 등 익숙한 작가들의 알려지지 않은 짧은 글들을 골랐다.

예술지상주의를 표방하는 아쿠타가와의 작품으로는 ‘귤’이 소개됐다. 신경쇠약에 시달리다 약물로 생을 마감한 작가는 젊은 시절 기차에서 한 소녀를 보고 ‘뭐라 말할 수 없는 피로와 권태를, 이해할 수 없고 비루하고 따분한 인생을, 다소나마 잊을 수 있었다’고 썼다.

아쿠타가와의 시선을 끈 소녀는 ‘식모살이를 하러 열차 3등칸을 타고 떠나며 품속에 넣어온 몇 개의 귤을 창밖으로 던져 애써 건널목까지 배웅하러 나온 남동생들의 노고에 보답한 것’으로 글에 나온다. 소녀가 남동생들에게 건넨 향긋한 귤이 작가(아쿠타가와)의 감성을 일깨운 것이다.

또 다른 작가들에서도 일본의 근대 이후 풍요로운 낭만과 지성이 꽃핀 시기의 정신을 이어받은 작품부터 전쟁, 가난, 차별과 청춘 등 우울과 자포자기 속 치열하게 각자의 삶을 살다간 인간의 풍경들이 담겼다는게 정수윤 작가의 설명이다.

정 작가는 새로운 문체를 찾아 떠난 일본에서 작가들의 자유분방한 문학세계에 매료됐다고 스스로를 묘사했다. 그의 번역작품 중에는 다자이 오사무 전집 중 ‘만년’, ‘신햄릿’ 등이 있고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문예적인, 너무나 문예적인’ 등도 있다.

정 작가는 "일본의 산문은 인간의 마음을 흡사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선득할 정도로 섬세하고 정교하게 묘사해 사람의 몸 안쪽 어딘가에 예리한 흔적을 남기며 각인되는 기분"이라고 글을 마무리하며 엮은 이의 감상을 표현했다.

배성민 기자 baesm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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