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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최보기의 책보기] 겨울방학 때 아이와 맞짱 토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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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신작동화 ‘너랑 나랑 평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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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대한민국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명시한다. 수많은 부속도서 중 독도와 제주도는 유독 특별하다. 독도는 동해안 끝에 외로운 두 점으로 떠 있으면서 일본과의 영토 다툼 중심에 있어서 그렇다. 제주도는 한반도의 절반인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이 있는, 가장 큰 섬으로 본토와는 다른 남방 기후의 색채와 풍부한 관광자원 때문에 그렇다. 물론, ‘탐라국’이라는 유구한 역사나 '4·3항쟁’이라는 비극의 역사도 한몫한다.

‘정부가 법원의 강제조정안을 수용해 제주 강정마을 주민과 시민단체 등을 상대로 제기했던 34억 5000만원의 구상권 소송을 철회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어제 오늘 주요 뉴스로 돌고 있다. ‘이번 조치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차제에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고, 이해하고, 양보해 최적의 ‘타협’을 이끌어냄으로써 민주와 평화의 디딤돌을 쌓기를 희망한다. 더불어 해군기지 건설에 대한 입장 차이로 대대로 화목하게 지내왔던 주민들이 양편으로 갈려 주고 받았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치유하는 ‘대승적 화해’도 뒤따르기를 희망한다.

강정마을에 들어선 제주해군기지(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의 건설을 놓고 '대양해군 자주국방' '전쟁을 지양하는 평화'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각각의 사람들이 오랫동안 충돌해왔다. 모두 맞고 완전히 틀린 사람은 없다. 그가 중시하는 ‘가치’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환경보호의 중심에는 ‘구럼비 바위’가 있었다. 해군기지 건설 와중에 ‘폭파’된 이 바위는 길이 1.5㎞로 바닷가에 아름답고 평평하게 펼쳐져 있었다. 그 안에는 샘물(용천수)과 큼직한 민물 수영장, 드러누워 잠잘 그늘도 있었다. 그런 천혜의 자연바위자원은 구럼비가 유일했다.

시인, 소설가, 사진작가 43명의 산문집 ‘그대, 강정’ 집필에 참여했던 시인 조정이 신작 동화 ‘너랑 나랑 평화랑’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구럼비 바위를 둘러싼 갈등과 충돌, 각성의 과정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풀어냈다. 동화의 주 무대는 해군기지 건설 시점의 구럼비 바위 일대이나 멀리 탐라국부터 삼별초, 이어도까지 제주도의 역사와 문화, 풍경, 토속어(방언) 등이 자연스럽게 함께한다. 동화 속에 제주도에 관한 자세한 ‘공부’가 들어있는 것이다. 그리고 먼 훗날 ‘자연과 인간, 평화’의 염원으로 복원된 구럼비 바위의 희망이 함께 한다.

12일 2018년 수능성적 발표로 대입수험생들의 마음이 초조하다. 이제 곧 정시에 앞서 수시 논술의 합격자 발표가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논술의 채점은 ‘창의성, 논리, 이해도, 표현력’을 기준으로 정교하게 이뤄진다. 네 가지 기준 중에서도 ‘창의성, 논리, 이해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한다. 평소에 다양한 독서와 토론을 많이 했던 학생의 기초 경쟁력이 강할 수밖에 없다. ‘너랑 나랑 평화랑’은 부모와 아이가 ‘자주국방, 자연보호, 전쟁과 평화’의 대립각을 주제로 ‘맞짱 토론’을 벌이기에 안성맞춤 동화다.

◇너랑 나랑 평화랑–강정평화마음동화 / 조정 글, 김호민 그림 / 장수하늘소 / 1만 3000원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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