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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北 김정은,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로 호칭 격상…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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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내년도 달력 공개…자력갱생 강조

김정은 생일, 평범하게 지나갈 듯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북한 당국이 최근 발간한 2018년도 달력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호칭을 '최고령도자'로 격상시킨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내부적으로는 김정은의 통치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외부적으로는 체제 안정을 선전하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11일 일부 매체가 입수한 내년도 북한 달력에서 눈여겨 볼 점은 김정은의 호칭이 격상된 것이다.

달력에는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라고만 표현됐던 올해 달력에서 '최고령도자'라는 단어가 덧붙여진 것이다.

북한 매체에서 김정은은 종종 '최고령도자'로 불리긴 했지만 지속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내년도 달력에 호칭이 추가된 것은 김 위원장의 권위가 더욱 확고해진 것으로 비친다.

통일부 당국자는 12일 "최고령도자 표시는 김정은 시대 이후에 계속 나왔었는데 파악해 본 바로는 김정일 사망 5주기인 2016년 12월 이후 지속적으로 정례화되고 있다"며 "올해 달력은 그 이전에 만들어져서 반영이 안 됐고 내년도 달력에 반영이 된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의 내년도 달력 첫 면에는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 '새해를 축하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지난 4월 준공된 평양 여명 거리가 등장했다.

달별 표지에는 쇼핑몰이 들어선 종합 상업구와 자연 친화적으로 조성된 고층 빌딩 단지, 환히 불을 밝힌 거리의 모습, 휴대전화와 PC 모니터 등 각종 공산품의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달력에서는 북한에서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축구공과 배구공, 농구공, 권투글러브, 하계운동복 등 스포츠 용품의 모습도 확인됐다.

이는 국제사회에 대북 제재의 어려움 속에서도 북한의 상황은 나쁘지 않다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력자강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에게 최고령도자라는 호칭이 붙여지고 북한의 각종 공산품이 공개되는 것은 모두 김정은 체제가 대북 제재에도 안정되고 굳건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대북 제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더욱 강력한 통치 체제를 구축하면서 내부 결속을 노리는 효과도 담겨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내년도 달력에 김정은의 생일(1월8일)은 별다른 표기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15일, 태양절)과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2월16일, 광명성절)이 붉은 글씨에 테두리를 둘러 강조된 것과 대조적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화성-15형 발사 이후 자신들이 주장하는 핵무력 완성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내년 김정은 생일을 국가공휴일로 지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평범하게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남광규 매봉통일연구소장은 "북한이 김정은을 대대적으로 띄우고 있지만 아직 김일성, 김정일 만큼의 우상화 작업까진 진행하지 않는 것 같다"며 "아직 핵문제가 진행 중이면서 여전히 북한을 둘러싸고 혼돈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이 우상화 작업에 착수하는 것은 조금 이라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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