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3 (일)

인천 영흥도 낚시어선 충돌원인 ‘서로 미루다 충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천 영흥도 근해에서 발생한 급유선과 낚시어선 충돌사고는 상대 선박이 피할 것으로 보고 서로 미루다 충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천해양경찰서는 12일 인천 영흥도 낚시어선 충돌사고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사고원인을 이 같이 결론지었다.

해경은 사고 당일인 3일 오전 6시 1분께 양 선박의 횡방향 거리는 약 300m에 불과하고 현재 상태로 항해를 지속하면 충돌이 예견됐으나 양 선박은 충돌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그대로 항해하다가 결국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급유선과 낚시어선은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해사안전법에 규정된 침로(배가 나아가는 길)와 속도 변경, 무전통신, 기적발신 등의 의무가 있으나 이를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급유선 선장은 ‘충돌을 피하기 위한 동작’을 취하지 않음은 물론 해사안전법에 의한 안전관리 매뉴얼상 ‘야간 항해당직 시에는 1인 당직을 금지한다’는 규칙을 무시하고 견시요원인 갑판원이 조타실을 이탈한 상태에서 혼자 근무했다.

급유선 선장은 1회 조사에서 “낚시어선을 충돌 전에 보았으나 알아서 피해서 갈 것으로 생각했다”며 과실을 인정했으나 2회 조사부터는 “레이더 감도가 좋지 못해 어선의 위치를 한번만 확인한 다음에는 더 보이지 않았다”며 말을 바꿨다.

해경은 사망한 낚시어선 선장 또한 해사안전법에 의해 충돌을 피하기 위해 동작으로 침로와 속력 변경, 무전통신, 기적발신 등 충분한 회피동작을 취해야 하나 그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사고 발생 시간을 오전 6시 2분 20~45초 사이로 판단했다. 선창1호의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상 오전 6시 2분 20초 이후 신호가 소실됐고, 15명진호의 선박 자동 식별 장치(AIS)는 오전 6시부터 6시 2분 35초까지 12.3~12.5노트로 속력변화가 거의 없었으나 6시 2분 45초께부터 11.1노트 이하로 속력이 감속된 점을 감안, 충돌시간을 이 같이 판단했다.

해경은 사망자 사인과 관련 국과수 감정·분석을 실시했으며 일반 병원 의사 검안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CT단층촬영을 한 결과 모두 익사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낚시어선 선장은 일반병원 의사 검안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음주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고 사인 또한 익사로 판정됐다. 15명진호 선장에 대해서도 음주 측정을 했으나 음주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합동감식 결과 15명진호에 설치되어 있던 CCTV 감정결과 11월 29일 까지만 녹화되어 있고, 그 이후부터 사고발생 시까지 녹화 자체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급유선과 낚시어선의 승선정원, 선장의 면허 보유 여부, 승무조건 등을 조사했으나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낚시어선의 불법 증개축 사실도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해결은 급유선 15명진호 선장 전모씨(37)와 갑판원 김모씨(46)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앞서 6일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업무상과실선박전복 혐의로 구속됐다.

해경은 또 급유선과 충돌한 낚시 어선 선창1호의 선장 오모씨(70·사망)를 같은 혐의로 입건했으나 이미 숨져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넘겼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미숙한 대처가 있었다는 지적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문제를 철저히 조사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