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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정우택 1년…탄핵정국 버텼지만 한국당 '패싱' 수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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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 기자간담회서 "지난 1년은 보수 수호 위한 투쟁의 1년"

CBS노컷뉴스 강혜인 기자

노컷뉴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오는 15일 임기종료를 앞두고 재임 1년을 돌아보는 기자간담회를 11일 열었다. 그는 "지난 1년은 보수 수호를 위한 투쟁의 1년이었다"고 소회를 밝히며 "지난 1년간 대과(大過) 없이 임기를 무사히 마치게 됐다"고 자평했다.

정 원내대표는 탄핵정국을 거치며 무너지다시피 한 당을 이끌어왔다는 측면에서 나름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정국 운영을 놓고 '한국당 패싱' 현상을 자초했다는 점에선 원내협상력 미흡 등이 한계로 지적된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0년 정치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무거운 짐을 졌던 지난 1년 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한국당 원내대표로 있던 지난 1년을 "보수를 지키고 수호하기 위한 투쟁의 1년"이라고 규정했다.

정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맡은 것은 최순실 게이트로 전국이 들끓고 있던 지난해 12월 16일이었다. 새누리당은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탈당 및 바른정당 분당 사태를 겪었다. 그의 최대 공으로 평가되는 것은 이 시기 의원들의 대규모 탈당 행렬을 최소화시켰다는 점이다.

정 원내대표 스스로도 "원내대표가 되고 가장 처음 했던 것은 탈당 사태를 막는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3일 인명진 목사를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의원들의 탈당과 관련, "이미 탈당은 기정사실화됐고 규모의 문제"라며 탈당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었다. 그는 "추운 문 밖에서 수십 분이나 문을 두드려 겨우 (인 목사가) 문을 열어줬었다"며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33명의 의원들이 새누리당을 떠나 바른정당을 창당한 후 정 원내대표는 전열을 재정비한 뒤 지난 2월,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변경했다. 이후 3월에는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가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 후보로 확정됐고, 정 원내대표는 선대위원장으로 추대돼 대선을 치렀다. 당내에서는 이 시기 한국당이 대선을 치를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한국당의 원내 전략은 줄곧 도마 위에 올랐다. MBC 사장 등 공영방송과 관련한 보이콧만 두 차례, 특히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일정을 거부하면서 스스로 이른바 '패싱'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안팎에서 받아왔다. 정 원내대표의 결단이었지만, 당시에는 당내에서도 명분이 약하다는 내부 지적이 나왔었다.

최근 2018년도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는 정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렸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당시 한국당 의원총회에서는 정 원내대표에 대해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정 원내대표가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사실상 전패했다는 내부 지적인데, 정 원내대표는 당시 전부 다 잃은 것만은 아니라며 의원들을 설득하려 했다. 하지만 결국 '본회의 참석 거부'라는 일부 강경론에 부딪히면서 본회의 당일 소속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난입해 고성을 지르는 등의 결말을 맞았다.

또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각당 원내대표들의 지역구 예산 신설 내역이 공개되자 정 원내대표는 협상에서는 지고, 자신의 지역구 예산만 챙겼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이같은 비판은 내부에서도 제기됐는데, 당시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자신의 SNS(페이스북)에 "더 이상 야당도 아니다"며 정 원내대표가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211억여원 증액시켰다는 한 언론 보도를 인용했다가 글을 내리는 소동이 빚어졌다.

정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나로서는 예산안 협상 당시 최선의 협상을 했는데,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는 비판이 가장 아쉬웠던 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가 당대표로 취임한 직후에는 몇 차례 홍 대표와의 신경전을 벌여 한국당 투톱간 잡음이 일어나기도 했다. 차기 원내대표를 뽑는 경선 일정에서도 정 원내대표와 홍 대표간 의견이 충돌하면서 이례적으로 경선 날짜를 두고 투톱간 혼선이 빚어진 바 있다. 홍 대표는 앞서 지난 8일 감기몸살을 이유로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했는데, 정 원내대표와 마주하기 싫어 칭병을 한 것이라는 뒷말도 나온다.

한편 한국당은 오는 12일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후보는 김성태(3선), 한선교(4선), 홍문종(4선) 의원 등 3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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