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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더 카 이슈] 작지만 밟으니까 화끈! 맞구나, 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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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첫 소형 SUV 더뉴 XC40 시승해보니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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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싸하고 단단하다. 몸집은 작지만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맛은 화끈한 작은 고추가 태어났다.

볼보가 내놓은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볼보 XC40' 얘기다. XC40는 '볼보=크고 투박한 차'라는 해묵은 등식을 뒤집었다. 볼보는 종전에 몸집 큰 중대형 '스칸디나비아 거인(XC60·XC90)' 틈바구니에서 벗어나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소형 SUV 영토를 공략하는 선봉장 역할을 XC40에 맡겼다.

매일경제는 지난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XC40 글로벌 미디어 시승회에 중앙 일간지로는 유일하게 참가해 볼보 SUV 시리즈 막내에 올라탔다. XC40는 지난달 벨기에에서 갓 생산되기 시작한 따끈따끈한 차다.

유럽에서도 아직 돌아다니고 있는 차가 없다. 한국에는 내년 상반기부터 출시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XC40를 타고 달리는 길에는 유럽인들의 호기심 많은 시선이 항상 달라붙었다. 한동안 도로를 같이 달리던 티구안 운전자는 아예 차창 밖으로 얼굴을 내밀어 뚫어지게 관찰에 나선다.

못 보던 볼보 시리즈가 도로에 나오자 대다수 운전자도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돌린다. 특히나 유럽 무대에 강한 볼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뚜렷하게 읽을 수 있었다.

시승 코스는 만만치 않았다. 탁 트인 해안도로와 스페인 북부 특유의 거친 구릉, 구불구불한 산길과 미로 같은 구도심이 복합적으로 섞인 220㎞, 총 5시간 코스다.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출발해 지중해 해안도로를 달린 후 북부 구릉지(산타 페 델 페네데스·아노이아)를 거쳐 도심으로 들어오는 험난한 길이다. 직렬 4기통 가솔린 모델(T5)과 4기통 디젤 모델(D4)을 절반씩 나눠 탔다.

처음 볼보 고삐를 잡았을 때는 '도심형 SUV가 달리기에는 무리한 코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바르셀로나 북부 산길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생각은 금세 사라졌다. 20~30도 경사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T5는 247마력, 1800~4800rpm에서 35.7kg·m 최대토크. 최고속도는 시속 230㎞까지 올라간다. 디젤은 190마력에 40. 8kg·m 최대토크(1740~2520rpm)이고 최고속도는 시속 210㎞다.

매일경제

디젤도 가솔린 모델과 비교할 때 크게 시끄럽지 않다. 다만 산길에서 2500rpm 이상 올라갈 때는 다소 엔진음이 섞여 들렸다.

고속 주행에 나섰다. 비교적 조용하게 도로를 밀어내는 뒷심이 안정적이다. 오프로드는 무리겠지만 도심과 교외 산길 주행은 거뜬히 소화해낸다. 하긴 한국에서 마음먹고 오프로드 탈 일이 얼마나 있겠느냐만.

XC40의 최대 강점은 실내공간이다. 소형 SUV이지만 '작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실내 크기를 결정하는 휠베이스(앞 차축과 뒤 차축 사이 거리·2702㎜)와 전고(1658㎜)가 벤츠 GLA, BMW X1 등 동급 수입 소형 SUV 가운데 가장 크다.

좌석 시트 아래와 도어 패널 수납공간에는 큼직한 노트북PC나 핸드백까지 넣을 수 있다. 사각 없이 똑 부러지게 활용 가능한 공간을 100% 쓰고 있다.

첨단 기술에 예민한 우리나라 2030세대가 좋아할 만한 깨알 같은 디테일도 챙겼다. 우퍼스피커를 앞 유리창 안쪽에 붙여 통풍기 바람을 타고 소리가 흘러나오게 한 사운드 시스템(에어 우퍼)과 거치대에 휴대폰을 놓으면 자동으로 무선 충전되는 기능이 눈에 띈다.

'안전의 볼보'를 실감한 장면도 많았다. 볼보가 자랑하는 반자율주행 시스템을 켜봤다. 동급 최초로 XC40 전 차종에 기본 탑재된 솔루션이다.

차가 스스로 앞차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달리다 차선을 이탈하려고 하자 핸들이 빡빡하게 움직이며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낸다. 아직 완전 자율주행까지는 아니지만 이동 중 전화나 사무에 바쁜 비즈니스맨들이라면 애용할 만한 기능이다.

오토 브레이크 기능도 빛을 봤다. 후진할 때 반경 30m 안으로 자전거가 뛰어들어오자 레이더가 이를 감지해 경고음을 보낸다. 즉시 차량 속도를 줄였지만 자전거가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더 빠르게 다가온다. 충돌 위기에 처하자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차가 멈춰섰다. XC40에 처음 적용된 안전 기술이다.

안전 옵션이 대폭 강화됐지만 한국 출시 가격은 경쟁 모델보다 낮게 책정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BMW나 벤츠 동종 모델가(약 5400만원)보다 300만~400만원 낮은 선에서 XC40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코너링이 심한 곳을 돌 때 쏠림 현상이 있다는 것은 옥에 티. 특히 뒷자리는 다소 불안했다. 몸무게 70~80㎏ 성인도 쏠림 현상이 심할 때는 한쪽으로 몸이 거칠게 움직여졌다. 아이들을 뒷자리에 태우기는 다소 불안하다. 패밀리카로 생각하는 소비자가 있다면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바르셀로나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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