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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카 라이프] 테슬라의 넘치는 힘…한라산 굽이돌며 바람을 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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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터카 제주오토하우스에서 테슬라 모델S 빌려타기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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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제주도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동승한 관광객들의 떠들썩한 분위기가 조금 차분해졌을 즈음에 비행기는 제주도 상공을 크게 선회한 뒤 제주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제주도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첫 번째 과제는 교통편 확보다. 과거에는 버스로 여행하거나 택시를 대절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의 대세는 '렌터카'다. '하' '호' '허' 번호판을 단 렌터카를 제주 곳곳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이번 제주도 여행은 롯데렌터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공항주차장에 세워진 렌터카를 타고 바로 이동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렌터카 회사가 마련한 별도의 버스를 타고 공항 외부로 이동해야 한다. 렌터카 이용객들이 크게 늘어 주차장 용지가 복잡해지자 취해진 조치라고 한다. 제주공항 주차장 9-6구역에서 롯데렌터카 제주오토하우스로 이동하는 버스에 탑승했다. 버스 전체가 어린이 인기 애니메이션 '타요'로 래핑돼 있어 쉽게 눈에 띄었다.

평일 오전의 조용한 시간대라 그런지 제주공항에서 제주오토하우스까지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인 이곳에는 2200여 대의 다양한 국내외 차량이 있다. 렌터카를 빌리기 위한 수속도 간편했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릴 수도 있지만 예약 확인부터 차량 인수까지 본인이 직접 진행할 수 있는 무인 대여기도 있었다. 무인 대여기는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회원정보 또는 예약번호로 예약 내역을 조회한 후 운전자 등록과 결제를 진행하면 된다. 이후 예약확인증을 출력해 주차장으로 이동하면 곧바로 차량을 받을 수 있었다.

제주오토하우스에는 독특한 서비스가 두 개 있다. 롯데마트몰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이를 제주오토하우스에서 수령할 수 있는 '롯데스마트픽'이 첫 번째다. 시험 삼아 제주로 떠나기 이틀 전에 롯데마트몰에 접속한 뒤 삼다수 2ℓ짜리 2병과 몇 가지 간식거리를 주문했다. 배송지를 제주오토하우스로 설정하고 원하는 배송시간을 정한 뒤 결제를 하면 끝이다. 가족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올 때 별도로 장을 볼 시간을 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런 때에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생각됐다. 실제로 렌터카를 대여할 때 직원이 롯데마트에서 배송된 제품을 트렁크에 친절하게 실어줬다.

다른 하나는 폴라로이드 카메라 무료 대여 서비스다.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일반화된 시대지만 가끔은 아날로그로 돌아가는 것도 추억이 된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빌려서 멋진 풍경의 사진을 찍은 뒤 바로 현상해서 보니 제주도의 매력이 더 커졌다. 기계 대여는 무료지만 필름 구매는 본인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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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롯데렌터카 제주오토하우스에서는 전기차의 '드림'으로 불리는 테슬라 모델S 90D를 대여했다. 이곳에는 테슬라 모델S뿐 아니라 현대차의 친환경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1회 충전으로 383㎞를 주행할 수 있는 쉐보레 볼트(Bolt) EV도 빌릴 수 있다. '탄소제로섬'을 추구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노력 덕분에 제주도 내 전기차 충전시설은 다른 곳보다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전기차를 3~4회 렌트해 이용해본 결과 충전의 불편함은 많았다. 1회 충전 시 191㎞를 달린다는 아이오닉도 히터 또는 에어컨을 틀면 금세 주행거리가 줄어들었다. 충전을 위해 발을 동동 구르며 근처 충전시설을 찾았지만 이미 사용 중이거나 고장나 방치돼 있는 곳들도 있었다. 제주도에서 전기차를 구입해 생활하는 사람들의 경우 인근 충전시설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언제 충전하면 좋은지에 대한 계획도 서 있을 테지만, 기자 같은 이방인이 잠시 사용하기에는 아직까지 편안함보다는 불안감이 더 컸다.

테슬라 모델S 90D는 소문 그 이상이었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4.4초가 말해주듯이 순간 가속도가 뛰어났다. 제주오토하우스에서 성산일출봉까지 이어지는 45㎞ 도로를 주행하는 동안 여러 번의 추월 기회가 있었는데 이때마다 빛을 발했다. 한라산 동쪽의 구릉으로 이어지는 97번 지방도로에는 구비구비 곡선 구간이 많았는데 이곳을 고속으로 돌 때에도 안정감 있게 움직였다. 모델S 내부는 17인치 디스플레이가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이곳에서 차와 관련된 모든 것의 조작이 가능하다. 특히 후면 카메라를 디스플레이에 항상 띄어놓을 수가 있어 굳이 사이드미러와 백미러 등을 많이 보지 않아도 됐다. 화면이 커서 위에는 디스플레이, 아래에는 내비게이션을 동시에 띄우는 것도 가능했다.

1회 충전으로 최대 378㎞까지 주행할 수 있는 것은 최대 강점이었다. 1박2일 동안 제주시와 성산일출봉을 왕복하고 해안도로를 돌아다니며 300㎞ 이상 주행했는데도 반납 때는 아직 100㎞ 이상 주행이 가능할 정도로 배터리가 남아 있었다. 전기차라 엔진이 없기 때문에 앞과 뒤 모두에 트렁크 공간이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간단한 가방만 들고 간 기자는 주로 앞쪽의 트렁크를 많이 활용했다. 전기차라 소리가 없어서 조용한 데다 12개나 장착된 스피커가 뿜어내는 사운드도 훌륭했다. 창을 열고 해안도로를 질주할 때 틀었던 경쾌한 음악은 아직도 귀에서 맴돌고 있다.

[제주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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