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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시승기] 6년만에 돌아온 강자…울퉁불퉁한 자갈길도 `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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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X3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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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밉다. 얌전한 줄 알았던 모범생이 운동까지 잘한다는 걸 우연히 알았을 때 느낌이랄까. 2011년 2세대 BMW X3 이후 6년 만에 돌아온 뉴 X3를 시승하고 난 느낌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과거와 달리 역동성이 강조된 디자인을 갖췄습니다. 차체 크기는 종전과 같지만 휠베이스(실내 공간)는 5㎝ 길어졌고, 50대50의 완벽한 앞뒤 무게 배분을 이뤘어요. 스포티한 주행을 위해 M 스포츠 서스펜션과…."

BMW 상품 기획 담당이 하는 얘기는 귓전으로 흘려들었다. '뭔가 달라졌다는 얘기는 잘 알았으니 타면서 하나하나 뜯어보자고.'

지난달 17일 서울 성수동에서 경기 퇴촌을 거쳐 여주 세종천문대까지 이어지는 도로에서 시승을 했다. 도심과 고속도로, 거친 경기도 동부지역 산길이 이어지는 왕복 190㎞ 코스다. 4기통 디젤엔진의 뉴 X3 xDrive20d M 스포츠 패키지와 뉴 X3 xDrive20d xLine, 6기통 디젤엔진을 얹은 뉴 X3 xDrive30d M 스포츠 패키지와 X3 xDrive30d xLine 등 네 가지 메뉴 중에서 xDrive30d xLine을 골랐다.

여전히 교통 정체의 혼잡한 기운이 남아 있는 오전 10시 30분에 올림픽도로를 빠져나가야 했다. 반사적으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부터 꺼내들었다. BMW가 유독 내비게이션에 약하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뼈저리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승 10분 만에 스마트폰을 껐다. 예상과 달리 복잡한 영동대교 남단 일대도 제법 똑똑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휴대폰 내비게이션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동안 '악명' 높았던 내비게이션 IQ(지능지수)는 확실히 올라갔다는 생각이다.

매일경제

일단 내비게이션은 합격점.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간단한 지도까지 표시되는 것도 점수를 줄 만하다. 간단한 길은 내비게이션을 일일이 들여다보지 않고도 앞만 보고 찾아갈 수 있다.

도심을 빠져나와 중부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이제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고 고속 주행에 들어가본다. 빠르게 다른 차들이 뒤로 스쳐 지나간다. 차 안은 고요하다. 액셀러레이터를 꾹 밟았다. 주위 풍경이 점차 흐려진다. 도로 옆에 늘어선 늦가을 은행나무들이 노란색 물감 덩어리가 돼 순식간에 사라진다. 여전히 흔들림은 거의 없다.

오른발에 단단히 힘을 준다. 강풍이 아쉬운 듯 '쉬익쉬익' 차체를 긁고 간다. 이마에 살짝 땀이 배어 나온다. 그래도 뉴 X3는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다. 도심 주행과 비교해도 승차감이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더 이상 고속 주행을 포기하고 액셀에서 힘을 뺐다. 고요하게 속도가 잦아든다. 확실히 디젤 같지 않은 정숙성이다.

여주 세종천문대 근처 오프로드 코스로 차를 몰았다. 20도 안팎으로 기울어진 거친 바위 길과 울퉁불퉁한 모래언덕, 깊이 50㎝ 안팎의 하천을 건너는 입체적인 길이다.

바위투성이 길과 급커브에서 차체가 크게 흔들리려고 하면 자동제어장치가 재빨리 양쪽 바퀴 주행력을 조절해 균형을 잡아줬다. 멀미를 심하게 하는 사람이 아닌 바에야 승차감에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로 흔들림을 잡았다. 방향 전환도 민첩하고 코너링도 무난했다.

연비는 다소 아쉽다. 코스를 완주하고 서울에 도착해보니 ℓ당 10.5㎞가 찍힌다. 뉴 X3 6기통 디젤 복합연비는 ℓ당 11.3㎞다. 고속 주행과 오프로드를 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지만 6년 만에 돌아온 3세대 모델치고는 크게 진전됐다고 보기 어려운 숫자다. 브랜드별 연비 경쟁은 계속 가속화하고 있다. 한 번 뉴 X3를 사면 앞으로 최소 4~7년은 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비 부분은 옥에 티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뉴 X3의 가격은 6580만~8360만원이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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