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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명예기자 마당] 이제 ‘세베리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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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왔다. 하얀 눈을 보면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아니, 기억이라는 중립적 단어보단 낯섦과 불편, 고립감 등 차라리 내 심신에 아로새겨진 어떤 감정들에 가깝다. 세종정부청사로 출근하던 첫해는 유난히 눈도 많았고 추웠다. 통근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엄습하는 낯섦과 고립감이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것이었다면, 변변한 밥집 하나 없어 기웃거리던 함바집은 객관적이고 냉정한 현실이었다.

‘세베리아’. 세종시 입주 초기의 아픈 현실을 표현한 자조 섞인 말이었다. 그러나 세종에서 5번째 겨울과 첫눈을 맞는 지금 ‘세베리아’는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았을 뿐이다. 오히려 세종시의 발전과 성장 속도를 나타내는 뉴스들이 넘쳐난다. 솔깃한 뉴스감인 아파트값 상승률 1위, 땅값 상승률 1위 외에 출산율 1위, 근로자 증가율 1위 등 의미 있는 기록도 만들고 있다. 마침 세종시 인구도 28만명을 돌파했다.

이제 이 1위 행진들의 의미를 곱씹어봐야 할 때다. 언제까지 부동산값 상승으로 유명한 도시가 될 것인가. 출산율과 근로자 증가율이 빛 좋은 개살구거나 단기적인 효과는 아닌지. 톨스토이는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통해 사람의 존재 의미가 사랑에 있음을 이야기했다. 이 제목을 비틀어 ‘세종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허정환 (국토교통부 온라인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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