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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60곳 공공기관장 아직도 비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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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 수장 인선이 너무 지연되고 있다. 기관장 공석 상태가 오래감에 따라 공공기관들은 12월 이맘때면 세워야 했을 신년 업무 계획을 못 하고 있고, 일부 기관에선 권력층 줄 대기 경쟁과 우수 인력 이탈 사태가 생기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10일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전체 공공기관 330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현재 기관장 공석인 곳이 60곳으로 나타났다. 기관장 공석 기관은 연말까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말이면 기관장 임기가 끝나는 곳이 36군데나 되기 때문이다. 이미 공석인 60곳을 합하면 96곳의 기관장 인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공공기관 3곳 중 1곳이 수장 공석 상태가 되는 셈이다.

10일 현재 기관장 없는 공공기관의 평균 공석 일수는 123일에 이른다. 기관장 공석 일수가 가장 긴 곳은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 406일에 이른다. 공석 기관 중에는 도로교통공단, 산업인력공단, 철도공사, 가스공사, 석유공사 등 덩치가 큰 기관도 많다. 조환익 전 사장이 임기 3개월을 남기고 지난 8일 퇴임한 한국전력을 비롯해 남동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등 발전 회사들의 CEO 자리도 비어 있다. 정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조각(組閣)이 늦어진 게 공공기관 인사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현 정부 조각은 정권 출범 195일 만인 지난달 21일 완료됐다. 병역 기피, 음주 운전 등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7대 인사 배제 원칙'을 기관장에게도 적용하면서 적당한 사람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는 설명도 한다. 하지만 한 국책 연구원 관계자는 "근본 원인은 현 정권 출범 세력의 논공행상이 덜 끝난 데 있다"고 지적했다. 누구를 어디 보낼지 교통정리가 아직 안 되고 있기 때문이란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는 인사를 대부분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상황에 따라 더 늦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박유연 기자(py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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