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굽거나 움츠린 것을 곧게 하는 것을 일컬을 때 ‘피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펴다’고 해야 한다. “어깨를 쭉 펴고 다녀라” “허리를 쭉 펴고 걸어라”가 바른 표현이다. “우산을 피다” “날개를 피다”와 같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 역시 모두 ‘펴다’를 써야 한다.
‘피다’는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에서와 같이 꽃봉오리가 벌어지다, “숯이 피었다”에서처럼 연탄이나 숯 등에서 불이 일어나 스스로 타다 등의 의미로 쓰인다. 또 “잘 먹어 그런지 얼굴이 피었다”에서와 같이 살이 오르고 혈색이 좋아지다, “먹구름이 검게 피었다”에서처럼 구름이나 연기 등이 커지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무언가 구겨지거나 구부러진 것, 접힌 것 등을 반반하게 만들 때엔 ‘펴다’를 써야 한다. “접은 종이를 폈다” “주름살을 폈다” “주먹을 폈다” 등 ‘펴다’가 사용된 문장을 살펴보면 모두가 이처럼 반듯하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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