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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방북 펠트먼, 대화 분위기 조성…北 '유엔 대화루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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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중 접경지역 시찰 중…면담 불발

北 "유엔과 의사소통 정례화 합의"…대화 나설 듯

뉴스1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이 6일 (현지시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박명국 외무성 부상과 애기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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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이 닷새간의 방북을 마치고 9일 귀국길에 올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만나지 못했지만 북한과의 의사소통 정례화에 합의하는 등 대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5일 평양을 찾은 펠트먼 사무차장은 박명국 북한 외무성 부상,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잇따라 만났다. 또 평양 어린이 식료품 공장과 평양산원 유선종양연구소 등을 방문했다.

당초 일정보다 체류 기간을 하루 더 연장했지만 김정은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김정은은 자강도 만포시 압록강타이어공장, 양강도 삼지연군 감자가루 생산공장, 백두산 등 북중 접경지역을 시찰하고 있었다.

유엔이 북한과 '의사소통 정례화'에 합의한 것은 긍정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9일) 펠트먼 사무차장의 귀국 소식을 전하며 북한이 유엔과 "각급에서 왕래를 통한 의사소통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유엔과의 소통을 강화한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으로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이후 국면 전환을 위한 행보 가운데 하나로 분석된다. 북미간 직접 대화는 물론 4자, 6자 회담 재개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유엔을 대화 창구로 삼겠다는 것이다.

또 유엔 산하 기구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려는 속셈과 유엔의 중재로 추가 대북제재는 물론 선제타격론까지 제기되는 미국의 움직임을 막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유엔 측이 "인도주의 사명에 맞게 (지원) 협조가 진행되도록 노력할 의향을 표시했다""한반도 긴장완화에 이바지할 용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든 북핵 관련 한반도 주변국들이 북핵 돌파구를 찾지 못한 가운데 유엔이 북한과의 소통을 강화한 것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앞으로 유엔이 북핵 중재자로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8일(현지시간) "한반도 비핵화로 향하는 조건을 형성하고 상황을 통제 불가능하게 하지 않기 위해, 비핵화 실현을 위한 대화의 틀을 만들려 했다"고 펠트먼 사무차장의 방북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유엔이 중재에 나서더라도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낮아 대화 중재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10일 일본 NHK 보도에 따르면 펠트먼 사무차장은 북측에 핵·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는데 조선중앙통신은 이와 관련 "한반도 긴장은 미국의 대(對)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위협 공갈"이 원인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그간 유엔을 미국의 하수인이라고 비난해온 북한이 태도를 바꿔 유엔과 대화하려는 것은 국면 전환을 해보겠다는 것"이라며 "다만 비핵화 대화에는 나오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유엔이 미국을 설득해 대화가 열릴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방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향후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펠트먼 사무차장은 13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과 회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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