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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청와대 뒷담화]과메기와 갓김치가 전군 지휘관 청와대 초청 오찬 메뉴에 오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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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격려 오찬에서 군 지휘관들과 함께 건배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정경두 합참의장, 엄현성 해군참모총장. /사진=연합



아시아투데이 주성식 기자 = 지난 한주간(12월 4일~8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주요 뉴스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코너입니다.

◇과메기와 갓김치가 전군 지휘관 청와대 초청 오찬 메뉴에 오른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는 지난 8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으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정경두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147명의 전군 주요 지휘관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미군 측에서도 토마스 버거슨 미7공군사령관 겸 주한미군부사령관, 토마스 제임스 연합사 작전참모부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대통령이 전군 주요 지휘관을 초청해 식사를 하는 것은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되는 일정 중 하나지만, 이날 행사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진행된 자리였습니다.

이날 오찬은 ‘강한 안보, 책임 국방’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자신의 안보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북한에 대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달성해야 한다”며 “확고한 대북 억제력을 갖추는 것은 북한의 도발과 한반도의 전쟁 재발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이끌어낸 미사일 탄도중량 제한 철폐와 첨단 군사전략자산 획득·개발 등과 관련해 한국형 3축체계(킬체인·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대량응징보복 체계)를 조기에 구축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이처럼 핵·미사일 도발을 멈추지 않는 북한에 대해 압도적 힘의 우위 달성을 당부하고 강조하는 등 다소 엄숙하게 진행됐지만, 막상 식사가 시작되면서 이내 분위기가 풀어졌습니다. 테이블에 올려지는 메뉴가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준비한 특별 메뉴는 경북 포항과 전남 여수가 주산지인 과메기와 갓김치였습니다. 여기에 전남 영암군에서 출시된 대봉시(감)도 디저트 메뉴로 테이블에 올랐습니다.

우선 과메기는 최근 진도 5.4의 사상 최대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포항 지역에서 공수해온 것입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포항을 방문했을 당시 현지 이재민으로부터 “지금 한창 제철인데 포항 지진 이후 손님이 뚝 끊겨 다들 힘들어한다”는 하소연을 듣고 구매해 화제가 된 바 있는 바로 그 과메기입니다. 갓김치가 올라온 사연도 비슷합니다. 지난 10월 대형화재 발생으로 피해를 입었던 여수수산시장에 들렀던 문 대통령이 직접 구매한 것이죠. 전남 영암군에서 구매한 대봉시 역시 생산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해 현지 농민들의 근심을 덜어주려는 차원에서 준비된 것입니다.

이날 오찬은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기 위해 고생 많은 전군 지휘관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지만, 한편으로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민, 소상공인들을 위로하기 위한 마음 씀씀이가 더욱 돋보였던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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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노원구 ‘노원 에너지 제로(EZ) 주택 오픈 하우스’ 행사 도중 한 신혼부부 입주민 이병국 씨 가정을 방문해 자신의 취임일에 태어났다는 아이를 안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



◇에너지제로주택 입주민 만난 문 대통령 “훌륭한 주거복지모델, 더 늘리겠다”

“그렇게 보온이 잘되면 환기가 잘 안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드네요.” “냉·난방, 온수, 조명까지 전부 자체적으로 생산한 에너지로 충당된다는 거죠?” 지난 7일 오전 서울 노원구 에너지 제로 주택(EZ house) 오픈하우스 행사에 참석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입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쏟아낸 질문들입니다. 이날 첫 입주를 시작한 노원 ‘EZ house’는 기후변화 문제 대응을 위해 국토교통부, 서울시, 노원구, 명지대·KCC·서울주택도시공사로 이뤄진 산학협력단이 참여해 건설한 국내 최초의 제로에너지 공동주택 실증 단지입니다.

단열 등에 패시브 설계기술을 이용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태양광이나 지열 시스템 등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 비용을 제로화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었던 만큼 문 대통령도 궁금한 점이 많았나 봅니다. 특히 이날 문 대통령은 이처럼 훌륭한 시설을 갖춘 주택이 신혼부부, 고령자 등 주거취약계층에게 제공됐다는 점에 상당히 고무된 듯 보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건축 설계와 자재, 태양광 발전 등이 100% 우리 기술로 국산화됐다는 데 뜻 깊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무엇보다 뜻 깊은 점은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공동주택에 신혼부부, 어르신 등 주거취약계층에게 공급돼 주거복지의 훌륭한 모델이 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입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다만 더 많은 취약계층에게 에너지제로주택이 공급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 섞인 주문도 나왔습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입주민 대표 김선민 씨는 “쾌적한 시설을 갖춘 주택에 입주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이 좋은 모델이 많이 확산돼 신혼부부들이 입주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곁에 있던 입주민 송규오 씨도 “(입주기준 커트라인인)결혼 5년차인데도 자녀가 2명이라 가산점을 얻어 입주할 수 있었다”며 “지원금을 넉넉히 받아 많은 세대를 지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문 대통령의 생각도 입주민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간담회를 마친 후 입주민 이병국 씨의 가정을 직접 방문한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자신의 취임일에 태어났다는 아기를 안고 대화를 나누던 중 “신혼부부들에게 이런 아파트 하나씩은 제공해줘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바로 직전에 살았던 지어진 지 30년이나 된 하계동 아파트에서 3주 동안 감기를 앓았던 이씨의 아기가 난방이 잘돼 따뜻한 이곳에 이사온 후 바로 나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온 반응이었던 것입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홍보관에서 에너지제로 주택의 구조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에너지를 절약하고 스스로 만들어내는 자립구조를 가진 첫 모델을 성공적으로 보여줬다”며 “원자력발전소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는 등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정책 대전환이 성공하려면 에너지자립마을이 보다 많이 생겨나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탈원전 등 에너지 정책 대전환과 취약계층에 대한 주거복지 확대 등 두 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에너지제로 주택이 더 많이 공급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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