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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마켓인]하림, `SM 빠진` STX 인수에 총력…팬오션과 시너지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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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등 총 7곳, STX 적격인수후보로…매각대상 지분 86.3%

하림, 팬오션에 STX 해외네트워크 정보 탑재하겠단 전략

SM "관심 없어"…1차때 실사후 가격 올려 피로도 느낀 듯

[이 기사는 11월 20일(월) 17시에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 "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고준혁 기자]하림그룹이 ㈜STX 인수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계열사 팬오션(옛 STX팬오션)과 STX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글로벌 곡물 유통분야 강자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려 인수에 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첫 도전 당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낚아챘던 삼라마이다스(SM)그룹이 이번 입찰에 들어오지 않은 만큼 상황이 더 낙관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림, 팬오션과 시너지 노려…“사업 타당성 뚜렷, 전력투구 할 듯”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TX의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이 최근 매각 예비입찰을 실시, 참여한 10여곳 가운데 총 7곳을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했다. 하림그룹 등 전략적 투자자(SI)를 포함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등 전략적 투자자(FI)도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EY한영은 12월22일 본입찰을 진행하고 12월27일에는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매각대상은 STX 보통주 1억5237만주와 전환주 1271만주를 포함한 지분 총 86.3%다.

하림그룹은 글로벌 곡물 유통사업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으로 STX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상사인 STX가 해외 네트워크를 잘 갖추고 있어 현재 하림에서 곡물 운송을 담당하는 팬오션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하림의 예비입찰 참여를 두고 “업력이 오래된 STX에 있는 해외 거래처 정보를 유통담당 팬오션에 탑재, 글로벌 무역을 활성화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한 뒤 “사업 타당성이 뚜렷한데다 하림의 자금력도 막강해 전력 투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림이 국내 곡물 유통사업에서만 연매출 1조원을 넘기고 있는 만큼 M&A를 통해 해당 분야에 힘을 쏟는 게 당연하단 평가다.

하림은 지난 2015년 기업회생절차를 마친 팬오션을 1조8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국내에서 대부분 곡물 운송을 외국 해운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팬오션은 한때 연간 곡물 수출 2500만톤을 기록하며 상업적 곡물 수송분야에서 상위그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림그룹은 이밖에도 2015년 파이시티(옛 화물터미널 부지)를 4525억원에 인수하는 등 M&A에 관심이 높다. 하림은 지난 1990년 10월 법인 설립 이후 수차례 M&A를 거쳐 약 100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SM, 2차 매각 불참…채권단, 이번에도 STX重 매각분 반영 방침

일각에선 하림의 STX 인수 성공 확률이 지난 1차보단 높아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STX 1차 매각 당시 우선협상자대상자였던 SM그룹이 이번 예비입찰엔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하림그룹은 STX 매각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SM그룹에 밀려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지 못했다. 김흥국 하림그룹 회장과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각각 전라남북도 출신으로 호남을 대표하는 거상이자 라이벌로 알려져 있다. SM그룹은 팬오션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이미 수 차례 M&A로 자금여력이 바닥나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등 둘 사이의 경쟁구도도 뚜렷하다.

이번 예비입찰에 SM그룹이 참여하지 않은 것은 지난 1차 매각과정에서 느낀 피로도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SM은 이번 STX 매각 태핑(사전 시장조사) 과정에 포함됐다”면서도 “그룹 수뇌부 차원에서 예비입찰 자체에 들어오지 않겠단 결정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우오현 회장은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STX에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SM그룹은 지난 3월 STX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지만 최종 계약 체결은 하지 않았다. 매각가 협상에 실패한 탓이다. 실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5월말쯤 STX가 보유하던 STX중공업 지분 전량을 272억원에 매각한 뒤로 양측간 갈등은 시작됐다.

채권단인 KDB산업은행 등은 STX중공업이 팔린 가격만큼 STX 몸값을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STX중공업 매각전 채권단과 SM그룹이 실사를 통해 조율한 매각가는 286억원이다. SM그룹이 애초 예상했던 매각가의 2배가 넘는 가격이 갑작스레 제시된 만큼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는 게 당시 시장관계자 설명이다. 채권단은 이번 매각에서도 STX중공업 매각에 따른 현금 유입분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STX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한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면서 3700억원 규모의 유산스(기한부 환어음) 중심 협약채권 만기도 동일하게 연장했다. 원매자가 해당 연장 기간을 재요구할 수 있어 이는 매각가외 STX 매각조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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