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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돈 벌때 쌓아둬라"…금감원장, 은행에 고배당 자제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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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영업실적 개선 은행권, 자본확충 늘려야"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7.5%, 3년만에 한자릿수 안정화

뉴스1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는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2017.11.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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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상헌 기자 =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은행권에 고배당 자제를 요청했다. 시장금리 상승세와 대출 확대로 6년 만에 최대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지만, 돈이 있을 때 내부 유보를 늘리고 손실 흡수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최흥식 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영업 실적이 개선된 은행의 자본확충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등 영업 실적이 개선됐다"며 "배당 정책은 경영 자율 사항이긴 하지만 내부 유보 확대를 통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들은 올 들어 예대마진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 3분기까지 국내 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1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조5000억원)과 견줘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2조원 가량 늘어난 이자이익 덕분으로 6년 만에 최대 이익 규모다.

최 원장은 "은행들이 가산금리 상승을 통한 '이자 장사'에 치중한 결과라는 대외적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며 "은행들이 가계·담보대출 위주의 손쉬운 영업 관행에 치우쳐 은행 본연의 자금 중개 역할에 소홀하기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배당 정책은 각 은행의 경영상 자율결정 사항으로 존중되어야 한다"면서도 "향후 바젤의 자본규제 강화 등에 대비해 내부유보 확대로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배당으로 실적 잔치를 벌이기보단 합리적인 배당 정책을 통해 적정 수준의 자본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은행은 '상업은행'으로서의 수익성 개선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는다"며 "중소기업이나 중・저신용자와 같은 취약계층 금융지원을 확대해 달라"고도 했다.

최 원장은 아울러 14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와 관련해선 올해 증가율이 한 자릿 수로 안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나온 '6·19 및 8·2 부동산 대책,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잇단 발표로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7.5%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5~2016년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은 각각 10%를 웃돌았다.

그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를 회피하기 위한 신용대출 등 편법 대출 모니터링과 현장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며 "연초 수립한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집중 점검해 증가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계속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 특혜 채용 의혹과 최고경영자(CEO) 교체로 어수선한 금융권에 내부 통제 강화도 요청했다. 최 원장은 "연말, 연초 CEO 교체기에 금융사고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내부 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사고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나 금융소비자 피해 등에 대해선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bbo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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