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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코스닥 띄우기…반길 수도 내칠 수도 없는 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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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경영평가 때 실적 낮은 코스닥은 오히려 '역풍'

코스닥 수장 외부 수혈과 맞물려 조직 불안 우려도

뉴스1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건물.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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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김태헌 기자 = 문재인 정부의 '혁신 성장' 밑그림은 사실상 코스닥이 열쇠를 쥐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 관계기관이 최근 일제히 코스닥 활성화에 한목소리를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한국거래소다. 정지원 거래소 신임 이사장은 지난 6일부터 코스닥 본부의 업무보고를 유가증권시장 본부보다 먼저 받았다. 통상 업무보고는 유가증권부터 시작하지만 이번엔 관례를 깨고 순서를 바꿨다. '코스닥 육성'이라는 정부 코드에 발을 맞추면서, 코스닥 본부의 조직 내 위상도 높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목적이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코스닥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고 했다.

그러나 '코스닥 독립성 강화'를 바라보는 거래소의 속내는 복잡하다. 수년간 추진한 지주사 전환은 무산됐는데, 정부는 코스닥 본부가 '독립(지주사 전환)에 준하는' 독립성을 확보할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코스닥은 현재도 충분히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수년간 거래소가 코스닥 상장과 시장 관리, 운영을 보수적으로 하면서 시장 건전성이 높아지고 경쟁력도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 자율성을 마냥 높이는 게 능사가 아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 3일 경영평가를 본부별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본부는 연 300억원가량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별도 경영평가가 되레 코스닥 위상에 흠집을 내고 조직 내 '생존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고 본다.

코스닥 본부의 독립은 결국 조직 개편으로 이어진다. 김재준 코스닥시장 위원장 임기는 지난 5월 만료됐으나 후임 인선은 미뤄졌다. 줄곧 내부승진 자리였지만, 코스닥 개편과 맞물려 이번엔 외부 인사가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만큼 내부 동요도 적지 않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외부 수혈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코스닥 시장 강화를 위해 조직을 흔드는 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과 같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선 2000년 초반 '벤처 붐'을 기대하지만, 상장 심사를 맡은 거래소는 항상 책임 소지가 뒤따른다. 거래소는 코스닥 상장 문턱은 충분히 낮아졌다고 본다. 최근 3년간 코스닥 상장 심사 통과 비율은 약 90%가 넘는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방 소재 기업을 탐방해도 상장할 기업은 많지 않다"며 "오히려 문턱을 낮추면 시장 혼란을 일으키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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